[2023 결산-유통②] 라면 수출 1조원 시대 '활짝'…치킨·빵도 '해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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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결산-유통②] 라면 수출 1조원 시대 '활짝'…치킨·빵도 '해외'로
  • 안솔지 기자 digeut@cstimes.com
  • 기사출고 2023년 12월 28일 07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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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식품·농심 등 'K-라면' 각광…치킨·베이커리도 해외 사업 강화
쿠팡, 3분기 매출 8조원…이마트 넘고 새 '유통강자'로
켈리·먹태깡, 화려한 데뷔…대형마트·편의점 '매장 강화' 전략

컨슈머타임스=안솔지 기자 | 올 한해는 'K-푸드'의 기세가 두드러졌다. 경기침체와 고물가의 영향으로 내수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식품기업들이 해외시장에서는 괄목한만한 성장을 이뤘다. 특히 라면은 수출액 1조원을 돌파하는 무서운 성장세를 보였다. K-푸드의 '신분상승'에 치킨과 베이커리 브랜드로 해외 영토 확장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는 쿠팡의 독주가 주목받았다. 쿠팡은 '계획된 적자'를 넘어 첫 연간 흑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엔데믹 이후 오프라인 매장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가운데 대형마트는 '리뉴얼', 편의점은 '특화' 전략을 앞세워 고객 사로잡기에 나서고 있다.

◆ K-라면 수출 1조원…신라면-불닭볶음면, 해외 실적 '쌍끌이'
전 세계적인 'K-컬쳐' 열풍으로 K-푸드의 위상도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라면' 수출액은 올해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10월 라면 수출액은 7억8525만달러(약 1조208억원)으로 지난해 수출액(7억6541만달러·약 9940억원)을 넘어섰다. 현지에서 생산 판매하는 라면까지 더하면 글로벌 수축액은 2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K-라면의 흥행을 이끈 것은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이다. 2014년 불닭볶음면 챌린지 열풍이 세계에 유행처럼 퍼져나갔고, 영화 기생충에는 농심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은 '짜파구리'가 등장해 주목을 받았다. BTS나 블랙핑크 등 인기 아이돌그룹 멤버들이 방송이나 SNS 채널을 통해 라면을 먹는 모습으로 해외 팬들의 관심을 끈 것도 영향이 컸다.

삼양식품의 올해 1~3분기 누적 수출은 587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 늘었다. 삼양식품의 3분기 해외 매출은 2398억원을 기록했으며, 이는 삼양식품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삼양식품은 늘어나는 해외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 1분기 밀양 2공장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농심은 수출보다 해외 공장에서 생산해 판매하는 규모다 더 크다. 농심의 라면 매출에서 해외 시장 비중은 지난해 기준 44%를 차지한다. 가장 잘 팔리는 제품은 '신라면'으로, 신라면의 해외 매출은 지난 2021년 국내를 넘어섰다. 

해외 매출을 견인하고 있는 곳은 바로 '미국법인'이다. 농심은 지난해 미국 제2공장을 설립했으며, 오는 2025년에는 제3공장을 착공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북미 매출 15억 달러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 K-치킨·K-베이커리, 해외 영토 확장 드라이브
BBQ·bhc치킨·교촌치킨 등 국내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가 해외 시장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 

BBQ는 해외 시장 공략에 가장 적극적이다. 현재 미국, 캐나다, 독일, 일본, 말레이시아 등 전세계 57개국에서 70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의 전체 50개주 중 절반이 넘는 26개주까지 매장을 내고 있으며, 코스타리카와 파나마 등 중남미 진출도 가속화하고 있다.

교촌치킨은 지난 8월 대만에 첫 매장을 낸 데 이어 지난 9월에는 미국 하와이에도 1호점 매장을 열었다. 10월 기준 글로벌 매장 수는 총 68개다. 교촌은 연내 대만 3호점까지 매장을 추가하고, 하와이에는 2년 내 4개 매장을 추가 출점한다는 계획이다. 

bhc치킨은 최근 태국 미션그룹과 협약을 체결하고 내년 1분기 내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bhc치킨이 진출한 아시아 지역은 홍콩, 말레이시아, 싱가포르를 포함해 대만과 태국 등 총 5개 지역으로 늘어나게 됐다.

최근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는 각각 해외 점포 수 500개와 400개를 달성하며 글로벌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양사 모두 오는 2030년까지 미국에서만 1000개 매장을 오픈하는 것이 목표다. 

파리바게뜨는 미국, 프랑스, 영국 등 전세계 10개국에 진출했으며, 지난해 해외 매출은 전년(약 4300억원) 대비 39.5% 증가한 약 6000억원을 기록했다. 뚜레쥬르도 미국, 캐나다 등 전 세계 7개국에서 글로벌 매장 400호점을 돌파했다. 해외에서 뚜레쥬르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수익성도 회복세다. CJ푸드빌은 북미시장에서 2018년 흑자 전환에 성공한 뒤 지난해까지 5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 쿠팡, 성장도 '로켓'처럼…연간 첫 흑자 눈앞
'계획된 적자'를 넘어선 쿠팡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쿠팡의 대규모 투자가 이제야 결실을 맺은 것이다. 쿠팡의 활성고객 수도 올해 처음으로 2000만명을 넘어서며, 소비자들의 '필수 생활 플랫폼'이라는 입지도 더욱 공고해졌다.

쿠팡은 올해 3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 6조8383억원 대비 18% 증가한 8조102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 7조원을 돌파한 이후 10개월 만에 매출 8조원을 넘어서는 성과를 거둔 것이다.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11% 늘어난 1146억원으로 5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 사상 첫 연간 흑자 달성도 눈 앞에 두고 있다. 

이러한 쿠팡의 성과를 두고 업계에서는 전통의 유통강자를 넘어서면서, '이마롯쿠'(이마트·롯데쇼핑·쿠팡)에서 '쿠이마롯'으로 판도가 재편되고 있다는 평가도 내놓고 있다.

여기에 쿠팡은 글로벌 명품 의류 플랫폼 '파페치'를 인수하며 명품 시장 진출도 본격화했다. 1400개 명품 브랜드를 보유한 파페치와 쿠팡의 전국적인 물류 인프라가 결합되면 명품 소비의 패러다임의 대전환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 대형마트는 '리뉴얼' 편의점은 '특화'…매장 경쟁력 강화
올해는 '오프라인 매장' 역량 강화가 두드러진 한해였다. 

편의점의 경우 '특화 매장' 오픈을 통한 차별화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CU는 최근 225종 라면을 총망라한 '라면 도서관' 콘셉트의 특화 매장 CU홍대상상점을 오픈했다. GS25는 플래그십 스토어 '도어투성수'를 통해 코카콜라, 카페노티드, 원소주 등 다양한 브랜드와 함께 팝업스토어를 진행하며 '팝업 전문 매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대형마트의 경우, 온라인에 빼앗긴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 리뉴얼에 힘을 쏟았다. 

홈플러스 지난해 2월부터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리뉴얼 프로젝트를 지속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2022년 14곳, 2023년 11월 기준 9곳을 리뉴얼 오픈했다. 최근 리뉴얼한 2년차 점포들의 누적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5% 신장하는 등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이마트는 올해 3분기 기준 12개 점포를 리뉴얼했다. 이를 통해 2분기와 3분기 전체 이용객 수가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5.5%, 5.8% 증가했다. 기존점 리뉴얼과 더불어 신규 매장 오픈도 지속할 전망이다. 한채양 이마트 대표는 이마트 창립 30주년 기념식에서 이같은 계획을 밝히며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롯데마트는 최근 은평점을 식료품 비율 90%의 '그랑 그로서리'로 리뉴얼 오픈했다. 오프라인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롯데마트의 그로서리 역량을 총집약해, 차별화된 먹거리 쇼핑 경험으로 고객들을 오프라인으로 이끌겠다는 목표다.

◆ 꽁꽁 닫힌 지갑 연 신제품…켈리·먹태깡
올 한해도 다양한 신제품들이 셀 수 없이 쏟아졌다. 그 중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하이트진로 '켈리', 농심 '먹태깡' 등을 꼽을 수 있다. 

하이트진로의 '켈리'는 지난 4월 출시된 신제품으로, 출시 99일 만에 1억병(330ml 기준) 돌파라는 기록을 세웠다. 켈리 덕분에 하이트진로의 유흥·가정 시장 전체 맥주 부문 판매량은 켈리 출시 전보다 약 33% 증가하기도 했다.

지난 6월 새우깡의 후속작으로 등장한 농심 먹태깡은 출시와 동시에 '어른 과자' 신드롬을 일으키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먹태깡의 인기에 노가리칩, 청양마요맛 과자 등 유사한 콘셉트의 제품이 출시도 잇따랐다. '어른 과자의 원조' 먹태깡은 출시 5개월 만에 판매량 1000만봉을 넘어서는 등 연말까지도 식지 않는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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