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결제 시장 '대혼전'... 카드사, 오픈페이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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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결제 시장 '대혼전'... 카드사, 오픈페이 향방은?
  • 문재호 기자 mjh@cstimes.com
  • 기사출고 2023년 03월 03일 0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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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결제 2022년 1H 빅테크 점유율 50%, 카드사 26%
현대차 '현대페이' 상표권 출원…차 밖에서도 쓸 수 있어
삼성카드 오픈페이 참여 미정…'현대' 참가단 일정 미확정

컨슈머타임스=문재호 기자 | 애플이 자사 운영체제(iOS) 16.4 출시와 동시에 국내에서 애플페이 서비스를 전개할 예정인 가운데 간편결제 서비스 네이버페이 운영사 네이버파이낸셜과 삼성페이 운영사 삼성전자는 지난달 업무제휴 협약을 맺고 대항 전선 구축에 나서는 등 국내외 간편결제 서비스 제공사간 대혼전이 예상된다. 현재 애플은 개발자용 iOS 16.4 2차 베타 버전을 지난달 28일 배포한 상태다.

기존 오프라인 결제 시장 강자인 국내 주요카드 4사(신한·KB국민·하나·롯데카드)는 작년 12월 오픈페이를 통한 점유율 확대 시도를 펼치고 있지만 결과가 긍정적일지 미지수다. 현대카드는 오픈페이 참여를 확정했으나 언제 참여할 지 미정이며 카드 업계 2위 삼성카드는 아직 참여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현대카드는 애플페이와 독점 계약을 맺지 않았으나 애플페이 서비스 초기에는 현대카드로만 이용할 수 있기에 애플페이 사용자 가입 유치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33%에 달하고 현대카드가 애플페이 단독 계약자로 협상해 도입 준비가 완료된 반면 타 카드사들은 애플과 간편결제 서비스를 위해 각종 계약 절차를 거치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애플과 현대카드는 파리바게뜨·할리스커피·빽다방·KFC·롯데리아 등을 간편결제 서비스 우선적용대상 브랜드로 선정, 애플페이 결제 시험을 마쳤다.

애플의 결제 서비스 '애플페이'의 국내 도입을 앞두고 삼성전자와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 달 20일 모바일 결제 경험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삼성페이 사용자들은 양사간 협업을 통해 5만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비롯한 네이버페이 온라인 주문형 가맹점에서 삼성페이를 통한 간편 결제를 이용할 수 있으며 네이버페이 사용자들은 삼성페이로 결제가 가능한 전국의 모든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삼성페이의 MST(마그네틱보안전송) 결제 방식을 통해 네이버페이의 오프라인 결제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오픈페이 서비스 [사진=문재호 기자]
오픈페이 서비스 [사진=문재호 기자]

오픈페이는 한 카드사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 타 카드사의 카드도 등록해 이용할 수 있는 간편결제 서비스다. 현재 국내 주요카드 4사(신한·KB국민·하나·롯데카드)가 참여하고 있다. 가령 하나카드의 자사 앱 '하나원큐페이' 내에서 오픈페이 서비스를 운용하는 신한카드, KB국민카드 등 타사의 카드를 등록해 간편결제를 할 수 있는 식이다.

오픈페이는 참여하는 카드사의 수가 많을수록 이용자들의 카드 선택 폭도 늘어나는 구조이나 업계 2위인 삼성카드가 참여를 확정 짓지 않고 있어서 오픈페이 서비스가 간편결제 시장에 큰 파급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신용카드 시장 점유율은 2022년 말 기준 신한카드 19.6%, 삼성카드 17.8%, 현대카드 16%, KB국민카드 15.4% 순이다.

하나금융연구소는 지난 2022년 12월 '간편결제 시장 동향과 애플페이 영향 점검' 보고서에서 카카오·네이버 등 전자금융업자들의 시장 내 점유율은 지난 2016년 27%에서 지난해 상반기까지 50%까지 상승한 반면 카드사들은 같은 기간 57%에서 26%까지 감소했다고 짚었다.

하나금융연구소는 해당 보고서에서 "단순히 개방형 플랫폼을 구축했다는 것만으로는 빅테크 간편결제 앱을 능가하여 성공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카드사들이 오픈페이 서비스를 통해 협력을 강화한 이유는 간편결제 시장 내 입지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간편결제 시장은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면서 빠르게 성장했으나 시장 내 주도권은 네이버·카카오·비바리퍼블리카(토스) 등 거대기술(빅테크) 기업에게 있다. 해당 기업들이 비대면 결제 시장을 초기에 장악하면서 지난해 상반기까지 전체 시장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지난달 8일 집계한 조사결과, 2020년 상반기 이후 간편결제 서비스 일 평균 이용금액은 매 반기 마다 10%이상 성장해 지난 2020년 상반기 4009억원에서 2022년 상반기 7232억원으로 약 1.8배 늘었다.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지난 12월 기준 간편결제 앱 설치율은 78.9%, 사용률은 54.8%에 달해 2명 중 1명은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현대자동차]

국내외 빅테크 간 카드사간 합종연횡이 이뤄지고 가운데 현대자동차도 간편결제 서비스에 뛰어들어 간편결제 시장 점유율을 둘러싼 각축전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10일 특허청에 '현대페이' 상표권 출원하면서 간편결제 시장 참여를 예고했다. 현대페이는 차량 내부 안에서만 쓸 수 있도록 운영돼 왔던 카페이와 달리 차 밖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간편결제 시장 점유율을 놓고 빅테크, 카드사, 자동차 제조사간 더 치열한 경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자동차는 우선 내부 인터넷몰 서비스를 시작으로 향후 차량호출, 전기차 충전 등에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가 오픈페이로 휴대전화만 가지고 결제를 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강화했을 뿐만 아니라 각 카드사 마다 플랫폼 비즈니스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빅테크 관계자는 "모든 카드사가 오픈페이에 적극적이지 않기에 우선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를 해야 될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범카드사가 똘똘 뭉쳐 오픈페이 서비스를 전개해 빅테크의 간편결제 시장 점유율을 탈환할 수 있을 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지켜봐야 될 거 같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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