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투자·벤처 투자로 활로 모색

[컨슈머타임스 하주원 기자] GS홈쇼핑은 허태수 GS그룹 회장이 지난해 말 회장으로 추대되고 김호성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경영 수익이 개선될 거라는 기대가 많았다. 하지만 전망은 여전히 불확실하고 부정적이다.
GS홈쇼핑은 지난 2015년부터 급성장하다 유통업의 치열한 경쟁으로 지난 2017년을 시작으로 3년 연속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GS홈쇼핑의 영업이익은 1201억 원으로 전년 1373억 원 대비 12.53%(172억 원) 줄었다. 올해도 전망은 밝지 않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GS홈쇼핑 영업이익 예상치는 1117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7% 줄어들 전망이다.
TV홈쇼핑의 경영 환경은 악화일로다. 이커머스(온라인 전자상거래) 판매는 이미 모바일로 개편됐다. 또 쿠팡을 비롯한 소셜커머스 업체, 롯데와 신세계 등 대형 유통 채널, 플랫폼 사업자인 네이버와 카카오에 GS홈쇼핑의 기존 주력사업인 TV쇼핑 부문까지 총 17개 쇼핑 채널이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성장과 TV 영향력 감소, 치열한 할인 경쟁에 내몰린 인터넷몰의 상황을 고려했을 때 홈쇼핑 매출은 당초 예상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익 개선 방안으로 브랜드 투자와 적극적인 벤처 투자 등이 거론되고 있다.
허태수 회장은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유통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변화를 기회 요인으로 삼아 기업 가치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그 일환으로 GS홈쇼핑은 올해도 브랜드 투자 및 벤처 투자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브랜드 투자의 대표적인 사례는 뉴트리와 에브리봇 등이다. 건강기능식품 1위인 뉴트리는 수많은 R&D(연구개발)로 국내외 수십 건의 특허를 가진데다 최근 코스닥 시장 상장에도 성공해 GS홈쇼핑의 안정적인 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에브리봇도 2016년 바퀴 없는 물걸레 전용 로봇청소기 개발로 GS홈쇼핑 T커머스 'GS마이샵'에서 성과를 낸 바 있다.
벤처 투자 역시 GS홈쇼핑의 경영 타개책으로 거론되고 있다. 미래 신기술 확보와 유망 기업 M&A(인수합병)를 통해 실적 개선은 물론 동반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GS홈쇼핑 관계자는 "벤처 투자는 지난 2011년부터 꾸준히 해왔으며 간접 투자까지 포함하면 전 세계 투자 스타트업 수는 약 600여 개에 달한다"면서 "앞으로도 업무 연관성이 높은 다양한 벤처와의 협업으로 B2C·C2C(기업과 개인 거래·개인과 개인 거래), AI와 빅데이터, 콘텐츠, 마케팅, O2O, 소셜 네트워크 등 다방면에서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투자 스타트업의 성장이 GS홈쇼핑의 성장"이라면서 "독자적인 가치로 성장하는 스타트업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GS홈쇼핑의 벤처 투자 성공 사례는 '반려동물 모바일 전용관'이다. 투자 펫 스타트업들과 함께 협력사별 매출 400~6000% 성장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GS홈쇼핑의 실적 반등에 대해서 회의적인 시각도 뚜렷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예상과 달리 따뜻했던 겨울 날씨로 계절상품의 판매 부진이 심각했고,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오프라인 채널에서의 매출 감소가 계속되고 있어 전망은 어둡다"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GS홈쇼핑의 송출수수료는 87억 원 증가했는데, 이는 1~3분기 평균 증가분인 40억 원에 2배에 달하는 수준"이라면서 고정비에 대한 부담을 지적했다.
한 증권 분석가는 "T커머스 사업자 증가와 송출수수료 경쟁 장기화로 판관비 부담이 더 커지고 있어 수지 개선이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GS홈쇼핑의 악재는 또 있다. 지난 2012년 투자를 시작한 차이나홈쇼핑그룹은 2015년까지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려 중국 투자가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지금은 사정이 크게 달라졌다. 실적이 급감하기 시작한 2016년과 지난해를 비교해 매출은 4년 새 2529억 원, 당기순이익은 247억 원 급락했다.
홈쇼핑 업계 종사자는 "모바일 쇼핑 시장이 빠르게 주류 시장을 점령하면서 나타난 결과"라면서 "차이나홈쇼핑그룹의 실적이 지금처럼 계속 떨어지면 투자금조차 회수하기 힘들 수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