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막길에 죽으려고 엑셀레이터 밟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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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막길에 죽으려고 엑셀레이터 밟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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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차 그랜저 '급발진 의혹'… "차량 결함없다" 영원한 미스터리?
 '끼이익~'

차량 급발진 사고는 영원한 미스터리인가? 매년 급발진 의혹으로 추정되는 사고가 100여건씩 발생하는 가운데 소비자들은 차량결함인지, 운전자 과실인지를 입증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부산에서 건축사무소에 근무하고 있는 배 모(54)씨는 지난 7월 중순 저녁 9시쯤 출고 한 달 정도 된 새 차 그랜저를 몰던 중 끔찍한 급발진 사고를 당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20년 이상 무사고로 운전하고 있는데 어느 미친 사람이 내리막 경사로에서 엑셀레이터 페달을 밟겠습니까?"

 


배 씨 는 이날 부인과 함께 마트에서 쇼핑을 마치고 지상 3층 주차장을 출발해 50m 정도 내려와 내리막 경사로에 진입하는 순간 갑자기 '웽~'하고 굉음을 내며 엄청난 속도로 내달렸다고 말했다.


그는 "순간적으로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지만 작동하지 않았고 주차장 벽면을 강하게 부딪쳤어요, 불과 몇 초에 불과하지만 내가 이렇게 죽는구나."라고 당시를 회상하며 몸서리를 쳤다.

 


배 씨 는 이날 사고로 가슴과 팔에 골절을 입고 전치 8주를, 부인은 가슴과 허리 골절로 6주 진단을 받았다.


또 사고 당시 에어백 2개는 터졌지만 앞바퀴 타이어가 운전석 아래로 밀려들어오는 등 차량 앞부분은 거의 다 파손되다시피 휴지조각처럼 구겨져 1500만원정도의 견적이 나왔다.


배 씨 는 지금까지 운전하면서 접촉사고 한 번 나지 않았는데 너무 순간적으로 발생한 일이여서 지금 이 순간에도 또 이런 사고가 발생할지 모른다며 깜짝깜짝 놀란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부상으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현대자동차 측에서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생업을 그만 두는 한이 있더라도 서울 양재동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에 대해 현대자동차의 부산 고객 상담실장은 "사고 차량에 대해 모든 부분에 대해 점검해봤지만 차체결함은 없었다, 기계는 단순하기 때문에 스퀴드마크를 분석하면 엑셀레이터를 밟았는지, 브레이크를 밟았는지 알 수 있다"며 차량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또 일반적인 경우이기는 하지만 "급발진 조사에 대해 의뢰가 들어와 CCTV를 분석해 보면 나이 드신 분과 여성들이 브레이크와 엑셀레이터를 혼동해 밟아 사고가 나는 일이 종종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자동차 홍보실 관계자는 "급발진으로 추정되는 사고가 접수되면 사고 당시의 영상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필수(대림대학 자동차학과)교수는 "급발진 사고가 급증하고 있지만 자동차업계에선 100% 소비자과실로 돌리고 있다. 사고 원인에 대해서도 심증은 가지만 물증이 없어 운전자 개인이 규명하기란 여간 어려울 뿐만 아니라 많은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급발진 차량의 사고 전후를 기록하는 블랙박스를 시스템화 하면 이를 입증할 만한 자료가 되기 때문에 '공룡' 자동차업계와 싸워볼 만 하며 먼저 증거자료 축적이 급선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소비자원 상품1팀의 한 관계자는 "차량의 급발진을 유발하는 기계적 결함을 발견할 수 없기 때문에 소비자원에서도 중재가 불가능하다"며 "아직도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지만 소비자원에서도 구제피해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급발진 사고는 지난 1994년 한국소비자원에 처음으로 접수되기 시작해 1997년부터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로 인해 1998년 당시 건설교통부에서 자동차 급발진추정 사고에 대한 원인조사를 실시해 다음해인 1999년 12월 차량의 기계적 결함에 대해서는 찾아내지 못하고 운전자의 조작미숙이 가장 큰 원인으로 결론 내려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또 2004년 3월에는 급발진 사고에 대한 자동차회사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대법원의 첫 판결까지 나와 자동차회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미국과 일본 또한 급발진 사고 대부분 차량의 결함이 아닌 운전자의 운전 미숙이나 수동기어 변속장치에 적응하지 못해 발생한 사고라고 결론지었다.

 


이후 선진국에서는 브레이크를 밟아야 시동이 걸리는 일종의 안전장치인 '시프트록'의 장착을 의무화했다.

 


국내에서는 2000년 이후 출고되는 대부분의 자동차에 대해 '시프트록'을 장착하고 있다.

장의식 기자 jangeuis@consumer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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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지 2009-09-07 09:50:41
니들이 타고 다니는 차가 내일이라도 급발진 한다면
지금처럼 니들이 당당하게 이야기할수 있겠는가
특히 제조사 임원들 차가 급발진한번 해야 정신차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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