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 민경갑 기자] 정치권의 담뱃값 인상 움직임을 놓고 판매자와 흡연자 등 '범흡연계'가 강력 반발하고 있다.
서민경제를 뿌리째 흔든다는 판단 하에 대규모 시위까지 계획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 "담뱃값 2000원 인상 불가피"
10만명 안팎의 회원을 확보한 흡연자 커뮤니티 '아이러브스모킹'은 12일 보건복지부 앞에서 담뱃값 인상 법안 반대 퍼포먼스를 진행한다.
정치권이 주도하고 있는 일방적인 담뱃값 인상 법안 발의를 규탄하고 담뱃값에 대한 합리적 정책과 대안 마련하자는 취지에서다.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소속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한 '지방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불씨가 됐다.
지난 6일 발의된 개정안은 담뱃값 2000원 인상을 골자로 하고 있다.
담뱃값 인상액 중 건강증진기금의 비율을 대폭 증가하도록 하는 한편 현재 국민건강증진부담금 수입액의 1.3% 수준인 금연사업 지출 비중을 10% 이상으로 의무화 하는 등이 주요 내용이다.
담뱃값 인상이 흡연율 감소 측면에서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법률안은 기대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한국건강증진재단에 따르면 담뱃값이 올해 2000원 인상될 경우 2020년에는 성인남성 흡연율이 37.4%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담뱃값 상승에 서민 경제가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소비자물가지수는 소비자가 구입하는 상품이나 서비스의 가격변동을 나타내는 수치다.
국산 담배가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차지하는 가중치 비중은 0.5%, 외산 담배는 0.35%로 파악됐다. 미미한 숫자에 비해 의미는 상당하다.
481개 소비자물가 조사품목 중 20번째로 높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저소득층의 구매비율이 높아 서민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의미다.
◆ "공청회 통해 적정 인상안 결정"
담뱃값 변동이 다른 물가에 영향을 줄 개연성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큰 폭의 담뱃값 상승이 체감 경기 악화, 물가 불안 등의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사단법인 한국담배판매인회중앙회 관계자는 "13만여 담배 소매점의 76% 이상이 20평(약 66㎡) 이하의 영세 점포로, 매출액의 절반 이상을 담배에 의존하고 있다"며 "담뱃값을 인상하면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되므로 정부는 이들에게 일정 이익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연익 아이러브스모킹 대표는 "서민 흡엽자들에게 2000원이란 인상폭은 경제적으로 너무 부담된다"며 "담뱃값이 올라도 단번에 금연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이번 담뱃값 인상안에 가장 큰 불만은 이해 당사자인 흡연자의 입장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해당 당국이 흡연자들과 공청회 등에서 논의를 거쳐 결정한 인상안은 수용하겠다"고 유연한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