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김예령 기자 | 여름 성수기보다 앞서 이른 휴가를 떠나는 이른바 '얼리 휴가족'들의 여행 준비가 벌써부터 한창이다. 특히 장거리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이들 사이에서는 멀미약 선택을 두고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멀미약 하면 가장 먼저 귀 밑에 붙이는 제품인 '키미테'가 떠오르지만, 부착 시점이나 부작용 우려로 사용을 망설이기도 한다. 이런 경우 일정과 증상에 따라 경구용(먹는) 멀미약이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어 주요 멀미약 종류를 소개해 본다.
여행길의 불청객인 멀미는 우리 몸의 여러 감각기관이 느낀 정보가 일치하지 않을 때 발생하는 두통, 어지러움, 오심 등의 증상을 말한다. 이를 줄이기 위해 멀미약에는 주로 두 가지 계열의 성분이 사용된다. 하나는 히스타민 작용을 차단하는 '항히스타민제'이고, 다른 하나는 아세틸콜린 작용을 억제하는 '항콜린제'다.
항히스타민제로는 디멘히드리네이트·메콜리진 등이, 항콜린제로는 스코폴라민 등이 활용된다. 이들 성분은 단독으로 쓰이기도 하고 필요에 따라 복합제로 조합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명문제약의 '키미테'가 스코폴라민 성분이다. 키미테는 누구나 한 번쯤 장거리 여행 시 붙여본 경험이 있을 만큼 오래전부터 멀미약의 상징처럼 여겨져 왔다. 이 같은 패치형은 일정한 농도로 약효가 유지돼 장거리 이동 내내 꾸준히 멀미를 예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피부를 통해 서서히 약물이 흡수되다 보니 흡수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리다는 단점도 있다. 개인에 따라 피부 흡수 속도가 달라 효과 차이를 느끼기도 하며, 출발 직전에 부착하거나 이미 멀미 증상이 시작된 후에 붙이면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최근에는 패치형 외에도 정제, 액상형, 시럽형 등 다양한 경구용 멀미약이 출시돼 있다. 이에 따라 일정이 비교적 짧거나 패치 사용이 부담스러운 경우, 소비자 스스로 체질과 이동 거리에 따라 유연하게 제품을 선택할 수 있다.
먼저 정제 제형에서는 항히스타민 단일제가 가장 기본이다. 디멘히드리네이트 성분의 일양약품 '보나링에이'와 메클리진 성분의 제뉴파마 '엠클리진'이 여기에 속한다. 특히 디멘히드리네이트 성분은 약효가 빠르고 지속시간이 짧아 단거리 여행 시 복용하기 좋다.
카페인을 추가해 졸음 부작용을 보완한 복합제도 있다. 마더스제약의 '디카엠'(디멘히드리네이트)이 이에 해당한다. 이밖에 항히스타민제에 항콜린제를 더한 복합제로는 태극제약의 '메카인정'(스코폴라민, 메클리진)이 있으며 이는 메스꺼움의 억제 효과를 높여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준다.
액상형 제품으로는 부광약품의 '뱅드롱액'(항히스타민 단일제)과 동성제약의 '토스롱액'(항히스타민+항콜린제)이 있다. 이들 제품은 공통으로 카페인과 '피리독신'이 함유돼 있어 졸음 방지와 구역감 완화에 도움을 준다.
짜 먹는 시럽형 제품으로는 최근 대원제약이 출시한 '차잘타액'이 있으며, 이 제품은 디멘히드리네이트와 피리독신을 함유하고 있다. 이 밖에도 삼익제약의 '노보민'과 '소보민'이 있다. '노보민'은 성인용으로 메클리진을, '소보민'은 소아용으로 디멘히드리네이트를 주성분으로 사용한다. 또한 디멘히드리네이트와 피리독신 복합제인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의 '이지롱내복액'도 있다.

제품별로 복용 방법에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멀미 예방을 위해서는 보통 출발 30분에서 1시간 전에 미리 복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필요에 따라 추가 복용이 가능한 경우도 있으나 복용 간격과 1일 최대 복용량은 제품별 사용 설명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이처럼 경구용 약은 복용 후 비교적 빠르게 체내에 흡수돼 증상 완화에 즉각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 특히 패치 부착 시점을 놓쳤거나 이미 멀미 증상이 시작됐을 땐 오히려 먹는 약이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다만 어린이의 경우에는 사용 가능한 성분과 복용량이 성인과 달라 주의가 필요하다. 제품마다 조금씩 상이하나 특히 메클리진 성분이 포함된 약물은 만 13세 이상부터 복용할 수 있어 어린이에게 권장되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멀미약은 졸음, 흐린 시야, 입 마름, 배뇨 장애 등 부작용이 동반될 수 있어 복용 전 일정을 고려해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운전을 할 경우 졸음 부작용 등에 주의해야 하고, 기존 질환이나 복용 중인 약물이 있다면 약사 상담을 거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