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과거에도 '해협 폐쇄' 위협 전력
![호르무즈 해협.[사진=구글맵]](/news/photo/202506/651744_568613_338.jpg)
컨슈머타임스=이승구 기자 | 이스라엘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로 중동에서의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석유 수송로 중 하나인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에너지 업계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해 안그래도 오르고 있는 유가가 급등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긴장하고 있다.
미국의 경제전문 방송 CNBC는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에너지 시장이 적잖은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아라비아해를 연결하는 통로로, 하루에 약 2000만 배럴의 원유 및 석유가 통과하는 지역이다. 전 세계 석유 수송량의 5분의 1에 육박하는 수치다.
에너지 시장에서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거나 이곳을 지나는 유조선을 공격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앞서 이란은 지난 2018년 미국이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파기하고 제재를 재개했을 때 호르무즈 해협을 폐쇄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투자은행 JP모건은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는 등 상황이 악화한다면 배럴당 70달러 선으로 오른 유가가 130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비벡 다르 호주 커먼웰스은행 에너지 분야 담당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이란이 미국과의 군사 충돌 상황에 처했을 때 선택할 최후의 수단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반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반론도 적잖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유가가 급등할 경우 이란의 최대 원유 수출국인 중국의 반발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엘런 월드 트랜스버설 컨설팅 대표는 "중국은 이 지역의 석유 운송이 중단되는 것을 원하지 않고, 유가 상승도 원하지 않는다"며 "중국은 이란에 대해 경제적으로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협의 대부분이 이란이 아닌 또 다른 중동 국가 오만의 영해에 속해있고, 영역이 넓어 완전 봉쇄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RBC 캐피털 마켓의 중동·북아프리카 연구 책임자 헬리마 크로포트는 "미 해군 5함대가 바레인에 주둔하고 있기 때문에 이란이 해협을 장기적으로 봉쇄하기는 매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이란이 유조선 공격이나 기뢰 설치 등으로 해상 교통을 방해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전면 봉쇄라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부분적 혼란 가능성은 남아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