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이승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사실상 허용했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1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 제철이 미국 정부가 제출한 '국가 안보 협정'을 준수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행정명령은 국가안보협정 체결 등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둘러싼 안보 우려를 충분히 경감할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워 조 바이든 대통령 때 내려진 불허 명령을 수정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행정명령은 국가안보협정의 조건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US스틸과 일본제철은 공동 성명을 통해 일본제철이 US스틸에 대한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기 위해 미국 정부와 국가안전보장협정을 맺기로 했으며 2028년까지 약 110억 달러(한화 약 15조원)를 현지 철강 시설 등에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행정부의 과감한 리더십, 우리의 역사적인 파트너십에 대한 강한 지지에 감사한다"면서 "이 파트너십은 우리 공동체와 앞으로의 세대를 위한 가족들을 도울 막대한 투자를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미국 정부에는 국가 안보 이익이 침해된다고 판단될 경우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율인 '황금주'(golden share)를 부여하는 내용이 합의에 명시됐다고 덧붙였다.
황금주는 소수 지분으로도 핵심 경영 사항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특별 주식이다.
양사는 이번 투자와 관련해 미 법무부의 검토를 마쳤고, 필요한 모든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았다면서 "파트너십이 조속히 최종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본제철과 미국 정부가 체결한 안보 협정 등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US스틸 본사를 해외로 이전하지 않는 내용 등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고 NHK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협상과 관련해 '완전한 통제권'을 가지고 있다면서 "51%의 소유권은 미국에 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행정명령에 환영 의사를 표명했다.
무토 요지 경제산업상은 "(이 행정명령은) 미일 양국 철강산업에 새로운 혁신을 창출하는 힘을 보태고 미일간 협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일본제철은 2023년 12월 US스틸을 150억 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으나 철강 노조 등이 반발하면서 바이든 전 대통령이 불허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그 뒤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바이든 전 대통령의 불허 결정을 재검토하도록 명령했고, 이 건을 논의한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보고서를 지난달 21일 제출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