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법인 '덤핑' 가격, 감사품질 저하 우려…해결책 모색"
![최운열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이 11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한국공인회계사회]](/news/photo/202506/651303_568154_1321.jpg)
컨슈머타임스=이승구 기자 | 취임 1주년을 맞은 최운열 한국공인회계사회장이 "'회계기본법' 제정 추진 속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또햔 대형 회계법인의 출혈 경쟁 속 문제가 되고 있는 감사 보수 '덤핑' 현상에 대해 "감사 품질 저하가 우려된다"고 비판하며 해결책을 모색하겠다고 덧붙였다.
최운열 회장은 11일 서울 여의도에서 가진 취임 1주년 기자 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중점 추진 과제를 전했다.
최 회장은 "회계기본법의 목표는 국가 전반에 걸쳐 체계적이고 일관된 회계 정책을 수립·집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다양한 조직에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기본 원칙과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계기본법은 기업회계와 비영리회계 등을 총괄하는 법으로 회계기준, 외부감사, 공시, 감독까지 전 과정을 명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영리법인과 달리 비영리부문은 분야마다 소관 법률과 주무 부처가 제각각이라 체계적인 회계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게 공인회계사회 판단이다.
최 회장은 "소규모 기업이나 공공기관, 공익법인 등의 회계기준은 근거 법령과 주무 부처가 모두 달라서 일관되고 체계적인 감사 정책을 수립하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회계기본법이 들어갔기 때문에 법 제정이 탄력을 받지 않을까 싶다"며 "법 개정이 아닌 제정이라 2∼3년의 시간을 두고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계사회는 6∼7월 세미나 등을 통해 기본법 구조 분석을 마치고, 2차 연구를 통해 법률안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최 회장은 업황이 꺾이면서 삼일·삼정·안진·한영 등 이른바 '빅4' 회계법인을 중심으로 감사비용 출혈 경쟁이 나타나고 있다고도 지적하면서 회계법인들의 감사 비용 '덤핑' 문제를 하반기 집중할 또 하나의 과제로 언급했다.
그는 "한 대기업의 감사비용을 보면 지정감사 때 100억원 수준이다가 자유 선임으로 돌아가면서 70억원으로 떨어졌다"며 "그 비용으로 제대로 감사품질을 유지할 수 있으면 괜찮지만, 우리가 보기엔 그렇지 않다. 감사비용의 지나친 덤핑은 결국 감사품질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해 최 회장은 "여러 방안을 고려 중 인데, 지나치게 감사 비용이 떨어진 경우 금융감독원이 특별감리를 하도록 제도를 만들 수 있다"며 "금융위와 금감원도 이 이슈를 굉장히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어 저희도 적극적으로 방안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빅4가 할인해 들어가면 중견 회계법인들은 더 낮게 들어가야 수임 가능성이 있다"며 "빅4 대표들에게 '최소 우리 법인은 어느 정도 이하론 들어가지 않겠다'는 식으로라도 분위기를 마련하도록 제안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외부감사인을 선임하는 감사위원회 역할도 중요하다"며 "외부감사인을 잘못 선임해 분식이 생기면 감사위원회에게도 책임이 넘어간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최 회장은 지난해 발생한 회계사 취업난과 관련해 연간 공인회계사 선발 인원을 축소해야 한다는 의견도 재차 피력했다.
그는 "올해 '빅4' 회계법인 채용 인원이 약 700명, 다른 회계법인들의 채용 계획까지 합쳐도 800~900명밖에 안 된다"며 "올해 선발 인원 1200명은 우리 경제 규모 등에 비춰 봤을 때 조금 많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최 회장은 "신규 회계사 인원 책정할 때 (당국에) 이야기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