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가전제품에 50% 철강 관세…삼성·LG 냉장고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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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가전제품에 50% 철강 관세…삼성·LG 냉장고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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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스태프가 냉장고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곽민구 기자]
삼성전자 스태프가 냉장고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곽민구 기자

컨슈머타임스=곽민구 기자 |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냉장고와 세탁기 등 일부 가전제품에 사용된 철강에도 관세를 부과하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 가전업체들이 좋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탁기는 미국 현지에서 생산하고 있어 대응이 가능하나, 냉장고의 경우 멕시코 등에서 생산하는 만큼 타격이 불가피하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12일(현지 시각) 연방 관보를 통해 50% 철강 관세 부과 대상이 되는 철강 파생제품 명단에 제품을 추가했다.

새로 포함한 제품은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식기세척기 △냉동고 △조리용 스토브 △레인지 △오븐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 등 생활 필수 가전제품들이다. 관세 부과는 오는 23일부터 시행된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3월 철강에 25% 관세를 부과하면서 철강으로 만든 파생제품에도 철강 함량 가치를 기준으로 25% 관세를 부과했다. 특정 제품에 사용된 철강의 가치를 따져 거기에 25% 관세를 부과한다는 의미다. 이후 지난 4일 철강과 파생제품에 대한 관세를 50%로 올렸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 가전 대기업들은 현재 미국 본토에서 일부 품목을 생산하고 있으나, 한국과 멕시코에서 제조해 수출하는 제품도 많은 만큼 이번 관세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세탁기는 이번 관세로 인한 타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와 테네시 공장에서 세탁기를 생산하고 있다. 멕시코에서 만들어 미국으로 수출하는 물량도 있으나, 미국 내 생산을 늘려 일정 부분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냉장고다. 미국에서 생산하지 않고, 대부분 멕시코 공장에서 만들어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관세가 적용된다면 제품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며, 이는 판매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해 미국 냉장고 시장에서 각각 점유율 7.5%(5위), 7.0%(6위)를 기록했다. 관세로 인해 1위 GE(15.5%)와 월풀(15.3%)을 추격하고 있는 상황에서 동력을 잃을 수 있으며, 이 영향으로 미국 생활가전 시장 점유율 1·2위를 기록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매출이 관세로 인해 감소할 수도 있다.

출수구가 있는 모델(좌)과 없는 모델(우) 2가지 타입의 LG 디오스 오브제컬렉션 스템 냉장고.
출수구가 있는 모델(좌)과 없는 모델(우) 2가지 타입의 LG 디오스 오브제컬렉션 스템 냉장고.

국내 가전업계는 우리 정부와 미국 정부의 관세 협상을 지켜보면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상대 국가의 협상에 따라 관세 조정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3일 미국 상무부의 냉장고와 세탁기 등 일부 가전제품 관세부과 정책이 발표되자 곧바로 가전업계, 협회, 기관과 긴급 점검 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가전기업과 협력사 대표 및 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참석자들은 냉장고 등 주요 가전제품이 철강·알루미늄 파생제품 관세부과 대상에 포함됨에 따라 가전업계 영향과 대응 방안을 긴밀히 논의했다.

세탁기 등 품목이 다양하고 품목별로 관세의 영향이 달라 미국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는 한편 국내외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대응 방향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

산업부는 가전업계와 긴밀히 소통하기 위한 '가전업계 공동대응 TF'를 지속 운영해 가전기업과 중소·중견 협력사들의 영향을 점검하고 지원방안을 강구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미국 기업들이 철강 파생제품으로 지정해달라고 요청한 제품에 보일러, 에어컨, 산업용 로봇 등이 포함된 만큼 해당 제품들에도 관세가 부과될지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세탁기의 경우 일정 부분 대응이 가능하고, 냉장고도 급하게 생각하지 않는 분위기"라며 "정부와 함께 협력해 상황을 극복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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