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김지훈 기자 | 몸과 마음은 따로 놀지만 게임에 대한 열정만큼은 식지 않은 기자의 솔직 담백한 리뷰를 시작한다. 공대장의 윽박도 발열에 뜨겁게 달아오르는 기기도 용광로 같은 마음만큼은 막을 수 없다. 학창 시절 담벼락을 넘어 몰래 친구들과 즐기던 고전 게임부터 화려한 스케일을 자랑하는 최신 게임까지 연령·장르 불문 모든 게임에 덤벼들 예정이다. 좋고 나쁨이 분명한 시선에 포커스를 맞춰본다. <편집자주>
크래프톤(대표 김창한)은 지난달 28일 오전 9시에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inZOI(이하 인조이)'를 글로벌 최대 PC게임 플랫폼 '스팀'에 얼리 액세스로 출시했다.
이 게임은 얼리 액세스 출시 일주일만인 4일 누적 판매량 100만 장을 돌파하는 등 출시와 동시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인조이는 현재 얼리 액세스 출시 상태이기 때문에 이 점을 감안하고 즐겼다. 그만큼 개선해야 할 부분도 많다는 소리다. 한편으로는 정식 출시됐을 때 게임의 매력이 얼마나 더 커질지 기대된다.
첫인상은 긍정적이다. 캐릭터 꾸미기만 1시간을 즐길 정도로 흥미롭다. 대부분의 게이머가 본인 아니면 이상형을 투영할 것인데 다음 게임 화면으로 넘기기가 아쉬울 정도다. 정식으로 출시할 경우 선택의 폭은 더 넓어질 것이라 기대감은 더 커진다.

인조이의 가장 큰 장점은 누군가의 일상이자 꿈꿔왔던 삶을 게임 속에서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의 원초적인 욕구부터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다양한 모습들이 표출되는 만큼 호기심의 시선으로 게임에 집중하게 된다.
조작보다도 배속을 빨리해 자동 폰 게임을 하듯 구경만 해도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최초 접속 시 튜토리얼의 부족함으로 게임 난이도가 매우 어렵게 느껴졌다. 며칠 접속하지 않다가 어느 날 무작정 부딪혀보자는 심정으로 게임을 즐기게 됐고 이후 빠져들었다.
게임 화면 우측 하단에 게임 안내 섹션이 있어 참고하면 되지만 대부분 텍스트로 이뤄져 있어 불편하다. 정식으로 출시한 이후에는 게임 문턱을 쉽게 넘을 수 있는 친절한 튜토리얼이 필요해 보인다.
심즈 시리즈를 해 본 게이머라면 적응이 빠르겠지만 아니라면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인조이는 동영상 프로그램을 다루듯 플레이·배속 버튼과 친숙해질 필요가 있다. 빠르기는 1배, 1.5배, 3배, 5배로 조절할 수 있고 취침 시에는 30배까지 조절할 수 있어 번갈아 적절하게 사용하면 게임을 지루하지 않게 즐길 수 있다. 클릭 한 번으로 자동적으로 움직이기도 해서 게임 조작 면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일은 없다.
물론 키 조작을 통해 도심을 누릴 수도 있다. 이 경우 신호 위반 등 GTA 시리즈만큼은 아니지만 무법자가 될 수도 있다. 게임 첫 화면부터 천사처럼 귀여운 고양이가 등장하기에 이 게임의 이미지와는 맞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더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소재가 있었으면 한다. 그래서 다양한 추가다운 콘텐츠(DLC)에 기대를 건다.

누군가에겐 익숙함이 장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도원은 한국을 배경으로 한다. 잠실, 삼성동 등 익숙한 공간들이 나오는 만큼 무작정 도심 탐험에 나서는 재미도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게임에서 한국적인 요소를 발견하고 디테일에 감탄하다 보니 게임을 하는 재미가 배가 된다. 익숙한 공간뿐만 아니라 기업들, 각종 제품까지 놀라게 되는 부분도 적지 않다.
또한 현실에선 내 집 마련이 힘들지만 치트를 써서 재벌이 된 양 나만의 공간을 꾸미고 과소비를 통해 욕구를 해소하기도 한다. 지하철을 타고 도심을 이동하고 낯선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일상 그 자체가 게임 화면에서 묻어난다. '이입'과 '몰입' 그게 인조이의 최대 매력이다.

미션을 주는데 난이도가 높진 않다. 미션은 일상과 연계된다. 예를 들어 '농구 골 넣기', '커피 마시기', '대화 통해 미션 질문 유도하기', '낚시', '컴퓨터 고치기' 등이다. 미션은 무작위로 진행되며 주어진 시간 안에 해결해야 한다.
처음엔 미션이 낯설고 시간에 쫓겨 조급해지기도 하지만 도시 맵을 통해 장소 설명을 잘 읽으면 어렵지 않게 찾아가 미션을 해결할 수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개선돼야 할 부분도 보인다. 보통 저녁 시간에 미션이 몰려 수면 시간과 겹쳐 시간에 쫓기게 된다. '고장 제품 분석' 미션의 경우 제한 시간 동안 한 번도 고장이 발생하지 않아 미션을 실행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재미는 검증했으니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통한 꾸준한 업데이트와 철저한 관리가 이뤄진다면 '배틀그라운드' 이후 초대박 게임이 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아쉬운 점이라면 권장 사양이 너무 높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즐기기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정식 출시 후 눈에 불을 켜고 이 게임을 하는 날이 또 올 것으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