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은의 금융노트] 상호관세 위협, 트럼프 '부메랑' 될라
상태바
[김하은의 금융노트] 상호관세 위협, 트럼프 '부메랑' 될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하은 금융경제부 기자
김하은 금융경제부 기자

컨슈머타임스=김하은 기자 | 미국 상호관세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우리나라 환율이 요동치고 있다. 지난 8일 1470원대를 돌파하면서 금융위기 최고 수준에 도달했으며, 이튿날인 9일엔 장중 1480원대를 넘어섰다. 코스피 역시 같은 날 2300선이 붕괴되며 암울한 경제 지표를 이어갔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리나라에 무려 25%에 달하는 상호관세를 매긴 결과로 풀이된다. 상호관세가 공식 발효되면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57개국에서 들어오는 수입품엔 11~50%의 추가 관세가 붙을 전망이다. 

특히 중국의 경우 미국이 34%의 상호관세를 매겼는데, 중국 측이 보복관세 조치로 대응하다 오히려 트럼프 2기 출범의 누적치인 총 104%에 달하는 관세 역풍을 맞았다. 중국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50% 추가 관세 위협에 대해 "단호하게 반대한다"면서 비판했지만 이렇다 할 대응은 못하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중국처럼 보복관세 대응은 언감생심이고, 반대로 관세 조정을 위해 협상안을 내놓는 쪽을 택했다. 이를테면 조선업 투자과 대규모 미국 액화천연가스(LNG) 구매에 대한 알래스카 합작 투자 등이다. 

이처럼 트럼프 정부는 보복 관세로 대응하면 추가 관세를 매기는 방식으로 강경한 관세정책 모드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미국 경기 침체를 불러올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트럼프 정부의 상호관세 정책은 미국 내에서도 반발이 심하다. 특히 월가 거물들과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 사이에서 분노가 커지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내 주가 급락으로 월가 억만장자들은 대규모 주식 손실을 맞닥뜨려야 했고, 기업 CEO들도 고율관세 탓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중국에 대한 생산 의존도가 상당히 높은 애플은 관세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면 현재 판매가 1100달러(약 162만원)인 '아이폰16 프로'의 하드웨어 원가는 현재 550달러(약 81만원)에서 850달러(약 125만원)로 증가하게 되는 셈이다.

이에 애플은 지난 2일 관세 계획 발표 이후 3일 동안 주가가 19% 하락하며, 시총이 6380억 달러, 1000조원가까이 증발하기도 했다.

무역 전쟁이 본격화되자 궁지에 몰린 미국 기업들은 일제히 트럼프 정부에 공개 발언을 하는 동시에 부당 관세 정책에 대한 소송까지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친 프럼프 성향 기업 CEO들도 상호관세에 대한 반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라이언 코헨 게임스톱 CEO는 엑스(X·옛 트위터)에 "관세가 나를 민주당원으로 만들고 있다"며 "미국에서 만든 1만달러짜리 아이폰을 기다릴 수 없다"고 농담조의 의견을 표출하기도 했다. 

결국 고율관세 정책은 미시적인 관점에선 당장 미국 시민의 일자리 기회를 제공할 순 있어도 거시적인 관점에선 물가 상승을 부추겨 되레 미국 소비자들을 위협하는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상호관세가 70개국과의 '맞춤형 거래'라고 강조하며 무역과 관세에 포함되지 않은 주제들을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으며 보호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두고 이른바 '원스톱 쇼핑'이라고 명명하면서 "아름답고도 효율적인 과정"이라고 자부하고 있다. 

그러나 과도한 관세 정책은 결과적으로 자국을 고립시키고 위협하는 정책이라는 점 역시 간과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