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이어 테무까지 '직진출'…韓 이커머스 '폭풍 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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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 이어 테무까지 '직진출'…韓 이커머스 '폭풍 전야'
  • 안솔지 기자 digeut@cstimes.com
  • 기사출고 2025년 02월 20일 0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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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안솔지 기자 |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의 한국 시장 공습이 격화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에 이어 테무까지 직접 진출을 선언하고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막대한 자본을 등에 업은 C커머스로 인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출혈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테무는 국내에 '오픈마켓'을 열기로 하고 한국인 판매자 모집에 나섰다. 한국에 등록된 판매자 중 현지 재고를 보유하고 자체 주문 처리 및 배송이 가능한 업체가 대상이다. 

테무 관계자는 "국내 판매자들에게 수백만 명의 신규 고객과 직접 연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국내 판매자의 플랫폼 입점으로, 소비자들은 테무에서 선호하는 현지 브랜드 제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테무는 해외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중국산 제품을 직구 방식으로 판매하던 기존 사업 모델에 더해 한국 상품을 직접 유통하는 '로컬 투 로컬'(L2L) 사업까지 확장할 수 있게 됐다. 

테무는 지난 2022년 9월 미국에서 설립돼 전 세계 90개 시장에서 서비스 중이다. 한국에는 지난 2023년 7월 진출했다.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진출 초기 52만명에서 지난 1월 기준 823만명을 기록하며 무려 17배가량 늘었다. 이처럼 한국 시장 이용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 테무의 직진출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테무는 앞서 한국 시장에 진출한 알리의 성공 전략도 착실히 따르고 있다.

알리는 지난 2023년 10월 한국 상품 전문관 케이베뉴(K-Venue)를 론칭하고, '입점 수수료 면제'라는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며 한국 셀러를 모집해 오픈마켓 방식으로 운영해왔다.  

업계에서는 테무 역시 한국에서 오픈마켓 사업을 시작하기로 하면서 알리와 마찬가지로 한국에 사무실을 두고 지사장 파견, 한국 인력 채용 등의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고 있다. 

테무는 물류망 구축에도 나서고 있다. 최근 경기 김포에 대형 물류센터와 장기 임대 계약을 체결했으며, 본사 차원에서 공개입찰을 통해 주요 물류업체와 계약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커머스 대표 주자인 알리는 국내 기업과 지분 투자, 제휴, 경영참여 등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최근에는 신세계그룹과 손을 잡았다. 알리의 모기업인 알리바바그룹과 신세계가 합작법인을 세우기로 하고, 알리와 G마켓을 공동 운영하기로 한 것이다. 합작법인은 올해 중으로 설립될 예정이다. 

여기에 레이 장 알리 코리아 대표는 국내 1위 여성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 이사회에 이름을 올렸다. 에이블리를 운영하는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이 이달 초 레이 장 대표를 기타 비상무이사로 선임한 것이다.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지난해 12월 알리바바로부터 1000억원을 투자받았다. 알리바바는 이를 통해 200억원 규모의 에이블리 상환전환우선주식 1096주(1주당 1826만4840원)와 기존 주주가 보유한 구주 800억원을 확보했다. 

에이블리 관계자는 "이번 사외이사 선임은 지난해 에이블리 글로벌 투자 라운드 과정 중 일환으로, 과거 에이블리가 LB인베스트먼트, 프리미어 등 대형 VC와 진행했던 투자 라운드와 마찬가지로 투자자의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통상적인 투자 절차"라고 설명했다.

최근 들어 C커머스의 한국 공습이 거세진 배경에는 중국과 미국 간 '관세전쟁'의 영향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강화에 따라 800달러 이하 소액 소포 면세 혜택이 사라질 경우, 판로가 막힌 C커머스가 안정적인 MAU를 확보한 한국시장을 대안으로 삼고 공략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린아 LS증권 연구원은 "관세 전쟁과 중국 소비 둔화가 맞물리면서 MAU를 확보한 한국을 주요 공략 시장으로 삼을 공산이 크다"며 "이러한 움직임은 한국 이커머스 시장 경쟁을 더 심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알리와 테무의 MAU는 각각 912만명, 823만명에 달했다. 쿠팡(3302만명)에 이어 나란히 2, 3위를 기록한 것이다. 양사의 지난해 결제 추정액 역시 각각 3조6897억원, 6002억원으로 4조원을 넘어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 관세 문제로 한국이 C커머스의 격전지로 활용되는 모양새인데, 이미 포화상태인 국내 유통시장에 다시금 출혈경쟁을 부추길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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