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김유영 기자 | "사람들이 연말 할인행사 시즌에 쇼핑 안하고 (대통령 탄핵) 집회로 많이 갔죠. 또한 도로통제 되고 길 막힐 거 아니까 (소비자들이) 집에 머물면서 일부 백화점, 쇼핑몰도 타격을 입었죠"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유통업계 관계자가 하소연 하듯 전한 말이다.
'연말 특수'로 마지막 반등을 노리던 유통업계는 '탄핵 정국'으로 접어들면서 웃음기를 잃었다. 계엄과 탄핵의 여파로 연말연시 할인 행사 대목 기간에 쇼핑을 즐길 시민들이 대규모 집회를 열었고, 백화점과 할인점 앞에 가야할 차량들은 교통통제로 도로에서 사라졌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패션업계는 올 한 해 '소비심리 위축'과 '비수기', 추석 연휴까지 이어진 '무더위'로 인해 거듭된 불황을 겪었다. 올 겨울철을 대목으로 보고 대규모 '방한 아이템' 할인 행사를 진행하며 연말 분위기를 띄웠지만, '12.3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의 여파는 그 희망마저 빼앗아버렸다.
문제는 이 여파가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이다. 내년에도 고물가로 인한 '불황형 소비'가 이어질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비상계엄 선포 후 탄핵정국으로 접어들면서 소비심리가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의 12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8.4로 전월 대비 12.3포인트 급락했다. 이 지수는 100을 밑돌면 장기 평균보다 소비심리가 더 나쁘다는 의미다.
또한 대규모 연말 할인행사로 주요 유통업계의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실질 영업이익 증가는 쉽지 않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에 유통업계는 내년이 오는 것이 두려울 지경이다. 특히 뷰티·패션 등 소비재 기업들의 불안이 더 크다. 소비경기가 둔화하는 흐름을 고려할 때 지금의 부진이 내년까지 장기화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또한 'K콘텐츠'의 열풍으로 떠오른 K뷰티·패션이 이번 사태로 다시 주춤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와 국내외적인 불확실성이 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대부분의 뷰티·패션업체들은 내수부진으로 인해 '글로벌 진출 확대'를 내년 목표를 내세웠다. 이에 따라 정부는 현재 혼란을 겪고 있는 '탄핵 정국'을 조속히 안정화하고 K뷰티·패션기업이 수출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도록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도움을 줘야한다.
또한 트럼프 정부가 '고관세 정책'을 계속 강조해온 만큼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따라서 정부는 한국 기업의 수출 보호 등을 위해 다양한 로비 등을 벌이는 노력을 펼쳐야 한다.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에서 기인한 소비 위축이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기 때문에 하루 빨리 국내 정세가 안정돼 정부가 중심을 잡고 모든 분야의 수출 기업을 살려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