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news/photo/202406/599393_512229_5420.jpg)
컨슈머타임스=김동현 기자 l 철강업의 불황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가운데 현대제철의 '초격차'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중국산 저가 제품 유입이 늘어나면서 가격경쟁이 어려워지는 만큼 프리미엄 강판, 철근 등을 앞세워 다양한 판로개척으로 위기탈출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특히 내진 설계 제품을 통해 건설업에 진출하거나, 저탄소 철강제품의 유럽 자동차 시장에 노크하는 등 다양한 행보가 눈에 띄고 있다.
현대제철은 최근 강구조산업의 현안 해결 및 산업 활성화를 위해 현대엔지니어링, KCC, 한국강구조학회와 손잡고 '강구조 내화공법 공동연구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강구조는 강도가 크고 내구성과 내진성이 뛰어나며 공사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현대제철은 최근 철강업황 부진으로 인해 영업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엔저'에 따른 일본산 제품가격 하락과 더불어 가격경쟁력을 내세운 중국산 제품이 대거 유입되면서 현대제철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들 모두 실적압박을 받는 상황이다.
이에 현대제철은 적극적인 신시장 개척, 기술개발을 통한 고급화를 통한 '초격차'를 내세워 독자적인 경쟁력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저렴한 원가를 내세우는 대신 기술력을 입힌 제품을 내세운 '고품질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현대제철은 지난 2017년 내진용 건축 브랜드 'H CORE'를 론칭하고 세계 최초로 지진에 대응할 수 있는 내구도 높은 철근을 선보인 바 있다. 지난 2020년 고온 등 극한의 환경에서도 건축물의 안전성을 향상시킨 내화·내진 복합강재 'RH+'를 론칭하며 품질향상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제철은 최근에도 세움구조엔지니어링과 공동 개발한 '콘크리트 충전형 합성기둥 공법(HC-Column)' 실대형 실험에도 성공하며 신기술 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또한 아파트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행보도 이어가고 있다. 현대제철은 내화 공사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고층 건물 작업에 특화된 '모듈러 내화' 공법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협력체계를 구축, 연구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내 1위 PM(건설사업 관리) 전문기업인 한미글로벌과 고품질의 철골조 아파트 활성화를 위해 손을 잡았다.
철강 모듈러 건축은 건설비용을 줄일 대안으로 꼽힌다. 골조와 설비 및 마감재 등 공사의 상당 부분을 사전 공장 제작으로 대체해 인력 투입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식이다. 인력을 최소화하면서 자동화를 통해 시공오차를 최소화하고, 안전사고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철골조 아파트는 기존 '철근 콘크리트 구조'(RC구조) 아파트와 달리 넓은 내부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입주자의 취향에 맞는 평면배치가 가능해 향후 리모델링이 가능하다. 동시에 지진에도 대응할 수 있는 '내진성'도 높아 안전하고, 건축물 사용수명도 길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에는 글로벌 화두로 떠오른 탄소중립에 대응하기 위한 행보도 보이고 있다. 유럽 자동차 시장에 '탄소저감 강판' 판매기반 구축에도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현대제철은 최근 유럽 고객사들과 탄소저감 강판 판매를 위한 MOU를 체결하고 체코와 이탈리아 시장 진출을 본격화 했다. 체코의 최대 자동차 부품사 중 하나인 '타웨스코(TAWESCO)'와 이태리의 자동차 강판 전문 가공 업체(SSC)인 '에우시더(EUSIDER)' 등이 새로 계약을 체결한 고객사다.
이들은 유럽의 주요 자동차사인 폭스바겐, 스텔란티스 등에 철강소재를 공급해온 업체로 향후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특히 글로벌 자동차사들의 탄소중립 계획에 부응하기 위해 탄소저감 강판의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기에 현대제철은 현지시장에 조기 진입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이들 고객사와 함께 9월부터 탄소저감 강판 부품테스트를 진행하는 한편, 탄소저감 강판에 대한 공동 마케팅을 추진해 관련시장 확대에도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국내 철강업황이 부진한 데다, 내년에는 값싼 중국산 제품들의 유입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업계에 위기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며 "중국산 제품과의 가격경쟁이 사실상 어려운 상황 속에 기술력을 갖춘 프리미엄 전략을 통해 해법을 마련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