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 수익?…증권사 '장밋빛환상' 부추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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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 수익?…증권사 '장밋빛환상' 부추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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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출고 2009년 10월 20일 09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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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실전투자대회가 '대박심리'를 조장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전투자대회의 1등 수익률은 최고 1000%대에 달하지만, 평균 수익률은 대부분 코스피지수 상승률에도 못 미치고 있어 건전한 투자문화를 조성하고 금융상품을 소개한다는 취지를 넘어 '장밋빛' 환상만을 심어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증권사들이 진행한 실전투자대회의 평균수익률은 대부분 코스피 또는 코스닥지수 상승률을 밑돌았다. 일부 대회는 '마이너스' 평균수익률을 보이기도 했다.

코스피지수는 작년 말 대비 46%, 코스닥지수는 53%가량 올랐다.

6~8월 8주간 한국투자증권이 개최한 대회에서 평균수익률은 7.28%였다. 올해 처음으로 열린 미래에셋증권의 대회에서는 평균수익률이 '마이너스'에 머물렀다.

이트레이드증권이 4~5월 진행한 투자대회에서도 주식부문 평균수익률은 0.15%로 '제로'에 가까웠다. 우리투자증권의 대회는 평균수익률이 20%대로 그나마 선방한 사례다.

반면 최고 수익률은 경이로운 수준이다.

한국투자증권의 명장리그(예탁자산 2천만원 이상)에서는 1등 수익률이 1천296.4%에 달했다. 2등도 913%로 1천%에 육박했다. 동양종금이 개최한 3차 투자대회에서도 주식리그 최고수익률은 877%였다.

통상 두 달간 열리는 것을 고려하면 연율로 5천~6천%대 수익률인 셈이다.

'고위험 고수익' 파생금융 상품인 주식워런트증권(ELW) 부문에서는 수익이 2천%를 웃돈다.

동양종금의 대회 최고수익률은 2천42%로 ELW 리그에서 나왔다. 미래에셋 대회의 ELW 리그에서 최고 2천542.2% 수익률이 등장했다. 앞서 2007년 대우증권이 진행한 대회에서는 ELW와 주식을 병행한 베테랑 투자자가 7천%대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 최저점 대비 최고점 상승률이 코스피·코스닥지수 모두 70% 수준이었음을 감안하면 상상하기 어려운 수익률이라는 평가다. 주요 참가자들이 '산전수전' 겪은 고수라는 점에서 새로운 투자기법을 소개하는 장점도 있지만 초단타 거래나 대주, 미수 등 일반적인 투자자들이 활용하기에는 거리가 있다.

그럼에도, 증권사들은 고수익 파생상품의 태생적 위험을 경고하기보다는 어떻게 높은 수익을 냈는지에 집중하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업계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리서치센터나 투자정보센터가 추천하는 종목을 일정비율 이상 편입도록 하는 등 비교적 엄격한 규정을 적용하기도 했다.

한 증권사의 마케팅 실무자는 "초단타 매매만을 강조하기보다는 일반투자자에 도움을 준다는 취지를 살리도록 코스피 상장사만을 대상으로 하는 등 새로운 진행방식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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