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전은정 기자 | 키움증권이 '김익래 리스크'로 추락 위기에 놓였다. SG(소시에테제네랄) 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와 관련,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은 사퇴를 결정했지만 키움증권에 대한 논란은 여전한 모습이다.
김 회장은 지난 4일 서울 여의도에서 대국민 사과 기자 회견을 갖고 회장직 및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또 다우데이타 매각대금 605억원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의사도 전달했다.
하지만 논란은 사그라 들지 않고 있다. 특히 이번 사태의 최대 피해자가 일반 개인투자자라는 점에서 키움증권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키움증권이 오너인 김 회장의 주가 조작 움직임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을 리 없다는 의심이 커지고 있다.
키움증권은 그간 국내 주식 리테일(소매금융) 시장을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 국내 증권사 중 개인 투자자 점유율 1위에 올랐다. 미래에셋·NH투자·한국투자·삼성·KB 등 대형 증권사들의 점유율이 8~10%인 점과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실제 키움증권은 증시 부진이 극심했던 지난해에도 리테일 수수료 수익으로만 6613억원을 벌어들였다.
문제는 키움증권의 수익 기반인 리테일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키움증권의 지난 1분기 활동계좌 수는 약 260만개로 작년 동기 350만개 대비 26% 감소했다. 지난 1월에는 252만개를 기록해, 최근 3년 중 최저치를 나타냈다.
해외주식 점유율 1위 기록도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약정 거래액은 136조1000억원으로 전체 시장 중 35.6%를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달 점유율은 33.4%까지 내렸다. 작년 4월 이후 최저치로 추락한 것이다.
핵심 이용층인 개인투자자들은 소송에 나서고 있다. 개인투자자가 하한가 사태 첫날인 지난 4월 24일부터 5월 4일까지 무더기 하한가를 기록한 대성홀딩스·서울가스·선광·삼천리·세방·다우데이타·하림지주·다올투자증권 등 8개 종목을 매수한 규모는 3323억 3000만원에 이른다.

법무법인 원앤파트너스는 SG증권발 하한가 사태로 피해를 받은 투자자 중 증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책임을 묻고자 하는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다. 현재까지 키움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을 대상으로 개인투자자들이 소송을 의뢰했다. 이들은 집단 소송에도 나설 전망이다.
원앤파트너스는 SG증권과 차액결제거래(CFD) 계약을 맺은 키움증권 등 증권사들이 기초적인 본인 확인조차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라덕연 H투자 컨설팅 대표 일당이 개통한 휴대폰 확인만으로 고위험 파생상품인 CFD 계좌를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이강도 나섰다. 이강은 투자자 150여명을 대리해, 검찰과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에 주가 폭락 당시의 거래 내역을 공개하고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조사해달라는 취지의 진정서를 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개인투자자들은 신용융자로 키워준 키움증권에서 주가조작 의혹이 나왔다는 자체에 배신감을 느끼는 것 같다"며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증권사인 만큼 이미지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