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 불황 속 '친환경·고효율' 제품으로 해법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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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업계, 불황 속 '친환경·고효율' 제품으로 해법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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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고효율'을 탑재한 삼성전자의 2023년형 비스포크 가전.
'친환경·고효율'을 탑재한 삼성전자의 2023년형 비스포크 가전.

컨슈머타임스=김윤호 기자 | 전 세계적인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등으로 인해 전반적인 경기가 침체되면서 가전시장도 그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가전업계의 움직임은 분주하다. 그 일환으로 최근 주요 가전업체들은 환경친화적 소비문화가 확산되고 소비전력 절약이 중시되는 소비자 트렌드를 겨냥해, '친환경·고효율' 제품을 연이어 출시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가전 시장은 전년 대비 10% 역성장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특수가 사라지며 기저효과에 따라 역성장한 데다 고물가·고금리로 소비 심리까지 위축되며 고전했다. 

시장조사업체 GfK가 최근 발표한 '2022년 국내 가전 시장 성장률'을 보면 지난해 국내 가전 시장은 2021년과 비교해 10% 감소했다. 가전 시장은 2020년 코로나19 특수효과로 15%에 가까운 성장을 거두며 정점을 찍은 후, 2021년 6% 한자릿 수 성장에 그치며 성장세 감소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상반기에만 5% 역성장하는 완만한 하락세 수준에 머물렀지만, 하반기에는 전년 대비 16% 역성장하며 하락폭이 대폭 확대됐다. 인플레이션 본격화로 기준금리가 상승하며 소비 심리를 크게 위축시킨 영향이다. 

이 같은 가전 불황의 탈출구로 최근 업계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트렌드는 '친환경'이다. 소비자들이 환경친화적 제품에 대해 "더 비용이 들더라도 구매하겠다"는 매우 긍정적인 성향으로 돌아서고 있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소비자의 82.3%는 친환경 제품을 구매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MZ세대 380명을 대상으로 'ESG 경영과 기업 역할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 가운데 64.5%가 추가 지불을 하더라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실천 기업의 제품을 사겠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가전 업계에서는 '친환경'을 강조한 제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1일 비스포크(BESPOKE) 가전 신제품 라인업을 공개하며 해당 제품에 환경친화적 기능을 강화했다는 점을 부각했다.

일례로 '비스포크 그랑데 AI' 세탁기는 세탁 시 마찰로 인해 옷에서 떨어져 나오는 10㎛(마이크로미터) 이상의 미세플라스틱 배출량을 60% 줄여준다. 비스포크 에어컨에는 일회용 건전지가 필요 없는 솔라셀 리모트를 확대 적용했다. 냉장고 내부 야채박스는 기존 소재 대비 탄소배출량이 적은 재활용 바이오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소재를 사용했다. 청소기 필터와 세탁기 미세플라스틱저감 필터 부품에는 해양에서 수거한 폐어망을 재활용한 플라스틱을 사용했다. 

LG전자도 자사 트롬 세탁기에 '미세플라스틱 케어 코스'를 도입했다. 이 코스는 세탁 시 발생하는 20㎛ 이상의 미세플라스틱 배출량을 표준코스 대비 70% 줄여준다. 또한 미세플라스틱 발생을 줄이기 위해 표준코스 대비 75% 수준으로 물 온도를 낮춘다.

이와 함께  에너지 소비 효율을 높인 '고효율'도 가전 불황 극복을 위한 '키워드'로 자리매김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2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전기·가스·수도요금은 지난해 동기간 대비 28.4% 올라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0년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기료는 29.5% 오르며 소비자 부담을 가중 시키는 주요인으로 자리 잡았다.

이에 최근 출시되는 제품에는 전력 저감 모드가 필수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2023년형 비스포크 신제품은 핵심부품 고효율화로 에너지 사용량을 기존 제품보다 대폭 절감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고효율 에너지 절감' 모델을 총 57개 운영 중이다.

비스포크 그랑데 AI 세탁기는 1등급 최저 기준 대비 에너지 효율이 최대 30% 높다. 비스포크 냉장고 4도어는 1등급 최저 기준 대비 효율이 최대 22% 더 높다. 여름철 전력 사용량이 많은 에어컨은 1등급 최저 기준보다 에너지를 10%나 덜 쓴다.

LG전자는 식기세척기에 '에너지 절감 코스'를 적용했다. 이 코스는 기존 표준 코스와 대등한 수준의 세척력을 유지하면서도 표준 코스 대비 전기사용량이 약 20% 절감된다.

지난해 말 출시된 LG 휘센 사계절에어컨도 에너지 효율을 높인 제품이다. LG전자는 "핵심부품인 듀얼 인버터 컴프레서를 적용한 '히트펌프(Heat Pump)' 기술로 온풍 사용 시 전기료 걱정을 줄여준다"며 "이와 함께 히트펌프 방식은 전기로 열풍을 만드는 기존 히터 방식 대비 안전하고 에너지 효율이 높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로 호황을 누리던 가전 시장이 엔데믹 전환 이후 침체기에 직면했다"며 "최근 소비자들이 친환경·고효율 제품에 대한 관심이 커 가전업계에서도 앞으로 이 같은 트렌드를 겨냥한 제품 개발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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