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금리가 동결되면 8개월째가 된다. 한은은 5.25%였던 기준금리를 작년 10월부터 매달 내려 올해 2월에는 2.00%까지 낮췄다. 그 이후에는 기준금리를 바꾸지 않았다.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큰 것은 무엇보다도 경기회복세를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부동산대출에 대한 금융규제 강화 이후 주택가격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는 것도 금리동결의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출구전략을 시행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정부의 일관된 입장도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 경기회복세 아직 분명치 않아
3일 금융기관 등에 따르면 이번달 기준금리는 동결된다는 전망이 압도적으로 많다. 경기가 회복의 신호를 보내고 있으나 안심할 정도는 아니라는 점이 핵심적인 이유로 꼽혔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8월의 광공업생산은 전월보다 1.3% 줄었다. 올해 1월 이후 계속된 플러스 행진이 멈춘 것이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지수는 77.6%로 전월보다 1.2%포인트 하락했고 설비투자는 작년 같은 달보다 16.6% 줄었다.
내수에 영향을 주는 고용도 여전히 부진하다. 8월 취업자수는 2천362만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천명이 늘기는 했다. 그러나 정부가 만들어낸 공공부문 일자리가 32만1천개라는 점에서 시장의 자생적인 고용능력은 상당히 낮다고 봐야 한다.
LG경제연구원의 오문석 경제연구실장은 "아직까지는 경기 회복에 대한 확신이 서기 힘들 것"이라며 "부동산 금융규제 효과를 지켜본 뒤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SC제일은행 오석태 이코노미스트는 "부동산 문제가 부담스러워도 경기 회복세가 확고하다는 믿음이 바탕에 깔려야 금리 인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반면, 9월 소비자물가는 작년 같은 달에 비해 2.8% 오르는데 그쳤다. 한은의 목표인 2.5∼3.5%에 안정적으로 들어와 있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가격 상승세도 한풀 꺾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부동산가격은 물가심리 전반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한은이 주목하는 지표"라고 말했다.
◇ 기준금리 언제 올리나
기준금리 인상 시기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렸다. 내년 초에 오를 것이라는 예상이 많은 편이지만, 다음 달 금통위에서 전격 인상될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토러스증권 공동락 애널리스트는 "올해 안에 올리면 투자나 소비 심리를 너무 빨리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4분기 지표가 확인되는 내년 2월께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금융연구원 장민 거시경제실장은 "10월 말 3분기 국내총생산(GDP)만 확인해도 큰 밑그림은 그릴 수 있다"며 "이번 금통위에서 이성태 총재가 더욱 강경한 발언을 내놓는다면 다음 달에는 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시장금리도 기준금리 인상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8월 초까지 2.41%에 머무르던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2.7%대까지 상승했기 때문이다.(연합뉴스)
LG경제연구원의 오문석 실장은 "기준금리를 올리면 시장금리가 추가 상승할 우려가 있다"며 "시장금리 상승세가 기준금리 인상을 늦추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시장금리와 기준금리의 격차가 확대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에서 시장금리 상승은 기준금리 인상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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