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팡이 핀 참치캔 세트와 썩은 과일 선물세트를 팔다니…"
동원F&B와 신세계 이마트에서 지난 추석에 내놓은 일부 선물세트가 비정상적인 상태에서 판매됐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져 빈축을 사고 있다.
소비자의 제보에 따르면 공기와의 접촉이 차단된 캔제품 외관에 심각할 정도로 곰팡이가 번식해 있었는가 하면 부패가 심각한 상태의 포장과일도 발견됐다.
업체측은 문제가 된 상품들을 대상으로 전액 환불조치 했다며 추후 유사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힘쓰고 있다며 '뒷북'을 쳤다. 또 인력부족에 대한 하소연으로 책임을 회피하는 인상까지 들 정도였다.
◆ "인력이 부족… 상품선별작업 쉽지 않았다"
#사례1 = 추석을 앞두고 A씨는 동원F&B에서 '동원참치 선물세트'를 구입했다. 선물용으로 보내거나 집에서 먹으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귀가 뒤 상품을 열어본 A씨는 경악했다. 한 참치캔주변에 심각할 정도로 곰팡이가 피어있었기 때문이다. 알고 보니 캔자체에서 내용물이 샌 것이 원인이었다.
#사례2=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B씨는 추석을 맞아 직원들에게 선물하기 위해 이마트 부천점에서 '과일 선물세트'를 구입했다. 대형마트 제품인 까닭에 B씨는 품질에 대해서는 일절 의심하지 않았다. 그러나 오산이었다. 상자안의 일부 과일은 심하게 부패된 상태였다. B씨는 너무 미안한 나머지 직원들을 볼 면목이 없었다.
취재 결과 평소에 비해 이같은 사례가 집중되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다름 아닌 인력부족.
익명을 요구한 업계 한 관계자는 "(명절시즌에는) 평소에 비해 상품물량이 수 십배씩, 혹은 그 이상으로 증가한다"며 "수량이 적은 경우에는 직원들이 일일이 확인할 수 있지만 대규모인 경우에는 사실상 한계가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외부에서 포장된 완제품형태의 제품을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서) 판매할 경우 특히 상품하자(흠)가 많다"며 "이를 다시 뜯어서 확인하기 쉽지 않은데다 인력이 태부족"이라고 토로했다.
업체들이 저마다 물량확보에만 열을 올리다 보니 상대적으로 '디테일한' 상품선별작업에는 소홀하다는 설명이다.
이유는 또 있었다.
현장에서 확인한 정상품을 직접구매한 소비자가 아니라면 '이상'상품을 받아 볼 개연성이 높아진다. 급격한 물량증가로 인해 배송에 과부하가 걸리는, 즉 배송단계별 상품 파손이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소비자가 꼼꼼히 상품을 확인하고 적은 수량을 직접 운반하는 것 외에 이렇다 할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
앞서 언급된 각 업체들은 불만을 제기한 소비자들에 대해서는 규정대로 환불처리하고 있다며 재발방지를 위해 내부적으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 "유통과정, 상품특성에 문제"
동원F&B 관계자는 "유통 과정에서 충격을 받은 나머지 캔이 깨져 곰팡이가 생긴 것 같다"며 " 해당 제품을 환불처리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엑스레이나 유관검사를 통해 상품관리를 철저히함은 물론 시설투자를 병행하는 내부장치를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마트 관계자는 "철저히 (상품을) 관리감독하고 있으나 홍로가 무른편이어서 보관중, 이동중에 상품이 파손되는 경우가 있다"며 "고객불만사항에 대해서는 환불을 마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상품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많다"며 "신뢰할 만한 업체를 이용해야 하고 업체는 품질관리와 제품배송에 각별히 신경써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편 추석 기간동안 동원F&B와 이마트는 짭짤한 매출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에 따르면 동원F&B는 지난 설 대비 약 160% 이상, 이마트는 전년 동기대비 6.5%씩 각각 판매 호조세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