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 前회장 "우리銀 CDO.CDS 투자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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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기 前회장 "우리銀 CDO.CDS 투자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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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출고 2009년 10월 23일 16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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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은 23일 우리은행장 재임 당시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관련 부채담보부증권(CDO)과 신용부도스와프(CDS) 투자를 직접 지시하지 않았으며, 투자 사실도 몰랐다고 밝혔다.

황 전 회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위원회의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우리은행 IB사업단에 좀 더 선진적인 상품에 투자할 것과 AAA 등급에 투자할 것을 주문했다"며 "2004~2007년 CDO와 CDS가 세계적으로 인기가 있었지만, IB 사업단이 CDO와 CDS에 투자를 집행한 것은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CDO.CDS 투자와 관련, "구체적으로 지시하지 않았다"며 "금융당국과 협의하거나 묵인을 받은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당시 우리은행 IB사업단장이던 홍대희 전 우리은행 부행장도 "투자에 관한 전결권을 갖고 있었으며 직접적인 지시나 보고가 있지는 않았다"고 확인했다.

황 전 회장은 "2007년 하반기까지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지 못했으며, 감독당국도 인식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며 "(문제 발생 시점이) 퇴임 이후라 조치할 상황이 못됐으며 예금보험공사와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도 2008년 초까지 액션을 취하기 어려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CDO.CDS 투자손실의 책임론 관련 "제가 책임 있는 만큼 당국도 책임 있고 제가 책임이 없는 만큼 당국도 책임이 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당시 투자금융(IB)을 키우려는 것은 시의적절했으며 투자가 잘못된 것은 실무자 책임이기 때문에 윤증현 기획재정부장관(전 금융감독위원장)은 전혀 책임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이어 "개인 신분으로 반박자료를 내지 못해 충분히 소명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징계 이유에 대한 자세한 보도자료를 낸 당국의 입장이 유일한 진실인 것처럼 알려져 금융인들이 징계가 타당하다고 보는 것 같다"며 "당국 주장이 다 맞다면 징계가 타당하지만 다른 사실이 있으며, (투자 손실이) 경영판단이었다고 판단하면 손해배상 요구를 하지 않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 전 회장은 금융당국의 징계 이후 당국으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은 적은 없다고 답하고, 행정소송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검토 중"이라고 말해 소송 가능성을 시사했다.

KB금융 회장 재임 시 우리은행의 영업비밀이 넘어갔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고 강하게 부인하고, 퇴임 이후 고문으로 근무한 법무법인 세종과 관련해서는 "연봉이 1억 원 정도이며, 우리은행 CDO.CDS 투자에 자문했는지는 실무자가 아니어서 잘 모른다"고 답했다.

우리은행의 CDO 거래 상대방 중 하나인 메릴린치의 국제자문위원으로 활동한 것과 관련, "2007년 여름부터 2008년 초까지 회의에 2번 참석했으며, 세계적으로 7명밖에 안 되는 전문 자문위원이어서 실거래와 상관이 없고 퇴임 후 몇 달 지난 후라 직업적 부담도 없었다"고 덧붙였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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