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을 바를 때마다 허벅지가 뜨거워지는 느낌을 받은 A씨는 '셀룰라이트가 타고 있구나' 하고 여기며 화장품의 효과를 의심하지 않았다. 그러나 몇 주가 지나도 허벅지 살은 빠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이상하게 생각하던 A씨는 어느 날 친구에게 "셀룰라이트를 분해한다고 광고하는 화장품이 사실은 별 효과가 없다더라"는 말을 들게 됐다.
학원강사 B씨(29)는 인터넷에서 입기만 해도 셀룰라이트가 분해된다는 옷을 주문했다. 나날이 느는 뱃살과 허벅지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큰 마음 먹고 주문한 옷을 한동안 입어도 체중은 줄어들지 않았고, 보기에도 살이 빠진 것 같지 않았다. 오히려 스트레스 때문인지 B씨 눈에는 살이 더 찐 것처럼 보였다.
바르거나 붙이기만 해도 셀룰라이트를 분해해 살이 빠진다는 화장품과 패치가 유행이다. 최근에는 입기만 해도 셀룰라이트를 분해한다는 옷도 등장했다. 이들 제품은 실제로 효과가 있는 것일까?
◇셀룰라이트, 대체 뭘까 = 셀룰라이트는 지방이 특정 부위에 지나치게 뭉친 것을 말한다. 여성의 경우, 허벅지가 울퉁불퉁하게 튀어나오는 것은 대부분 셀룰라이트 때문이다. 셀룰라이트는 짧은 기간에 지방이 급격하게 쌓였을 때 생기는 일이 많지만, 미세한 혈액순환 장애가 있을 때도 일어난다.
하지만, 셀룰라이트가 꼭 뚱뚱한 사람에게만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오산이다. 마른 사람을 포함해 여성 대부분에는 셀룰라이트가 있다. 사춘기 이후 여성의 90%에 셀룰라이트가 있을 정도다. 겉보기에는 없을 것 같은 사람도 손가락으로 피부를 눌러보면 오렌지껍질 같은 느낌이 드는 부분이 있다.
셀룰라이트는 건강과는 관계가 없다. 셀룰라이트가 있다고 해서 몸이 아프거나 수명이 주는 것은 아니다. 다만, 미용 차원에서 겉보기에 좋지 않기 때문에 여성들이 신경을 많이 쓴다.
◇셀룰라이트 분해 제품, 효과 있나 = 전문가들은 셀룰라이트를 분해한다고 광고하는 제품이 효능이 있다는 임상 실험 보고는 거의 없다고 말한다.
'셀룰라이트와 에스테틱 메조테라피'의 저자인 박용우 리셋클리닉 원장은 "붙이는 패치나 입는 기능성 옷 등이 임상 효과가 있다는 보고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효과가 증명되지 않았다는 말이다.
박 원장은 바르는 화장품에 대해서도 "크림 형태로 바르는 약이 약간 효과가 있다는 논문은 있지만, 두드러지게 큰 효과는 아니고 크기가 조금 감소한 정도"라고 말했다.
게다가 나타난 효과 역시 제품 자체의 효과가 아닐 수도 있다고 덧붙인다. 크림 형태의 제품을 바르려면 해당 부분을 계속해서 문질러주게 되는데, 문지르는 일 자체가 혈액순환 개선에 도움이 돼 셀룰라이트가 줄어들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박 원장은 "주삿바늘을 피부 표층 속으로 살짝 찔러 직접 약물을 투입하는 '메조세라피' 요법도 효과를 본 사람과 보지 못한 사람이 갈린다"며 "피부 표층 위에 바르는 크림 제품은 표층 속으로 침투하지 못할 때가 잦아 이론적으로도 메조세라피 요법보다 효과가 덜하다"고 설명했다.
◇셀룰라이트, 예방법은 = 결국 화장품이나 옷으로 셀룰라이트를 없애기는 쉽지 않은 셈이다. 박 원장은 셀룰라이트는 '치료'보다는 '예방'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셀룰라이트가 생기는 것을 예방하려면 먼저 갑작스런 체중 증가를 조심해야 한다. 꾸준히 하던 운동을 갑자기 중단하거나 갑자기 먹는 음식의 양을 늘려 체중이 늘어나게 되면 지방이 뭉쳐 셀룰라이트가 생길 가능성도 커진다.
단, 음식이나 탄수화물을 너무 많이 섭취해도 셀룰라이트가 생길 수 있다.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단 음식을 너무 많이 먹는 것을 삼가는 것이 좋다.
한편, 스트레스 자체가 셀룰라이트의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스트레스는 호르몬의 변화를 일으키는데, 이것이 혈액순환장애 등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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