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 불안·유심 재고 부족에 SKT '이탈 가속화'…고객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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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 불안·유심 재고 부족에 SKT '이탈 가속화'…고객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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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SKT 고객들이 유심 교체를 위해 SKT 미래대리점 코엑스직영점 앞에서 대기하고 있는 모습. 사진=곽민구 기자
SKT 고객들이 유심 교체를 위해 SKT 미래대리점 코엑스직영점 앞에서 대기하고 있는 모습. 사진=곽민구 기자

컨슈머타임스=곽민구 기자 | SK텔레콤(이하 SKT)의 유심(USIM) 정보유출 사고로 인해 통신사 이동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해킹 사태로 인한 불안과 유심 재고 부족 등으로 인해 SKT 가입자들이 다른 통신사로 갈아타고 있는 것이다.

SKT의 적극적인 대처에도 고객 불만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특히 SKT 사용자들은 사고에 대한 회사의 미흡한 대응을 비판하며 '집단 소송'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30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SKT가 '유심 무상 교체 서비스'를 시작한 지난 28일 이용자 3만4132명이 다른 통신사로 이동했다.

구체적으로 KT로 이동한 가입자는 2만399명, LG유플러스로 이동한 가입자는 1만3733명으로 집계됐다. 다만, 8729명이 새롭게 가입하면서 SKT 총가입자 수는 2만5403명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6일 1665명이 이탈한 데 이어 SKT에서 타 통신사로의 이동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해킹 사태로 인한 불안과 유심 재고 부족 등으로 인해 가입자들이 통신사 변경에 나서는 것이다.

일부 사용자들은 번호 이동에 따른 위약금을 SKT가 부담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SKT 공식 대리점 중 한 곳에서 만난 A 씨는 "유심 교체를 고민하던 와중에 번호 이동이 낫겠다 싶어 타 통신사로 옮겼다"라며 "20년간 SKT를 써왔는데 최근에 부족한 행보들로 인해 실망감이 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족 모두가 위약금이 발생함에도 번호를 이동했다"라며 "이번 일은 SKT가 전적으로 잘못했음에도 우리가 위약금을 내야 한다는 것이 많이 아쉽다"고 강조했다.

SKT 사용자들은 이번 유심 정보유출과 관련해 집단 소송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지난 28일 네이버에 SKT 개인정보 유출 집단 소송 카페가 개설돼 참여자를 모집하고 있다. 29일 오후 5시 기준으로 약 5만 명에 달하는 이용자가 가입한 상황이다.

SKT 신도SDR대리점 삼성역본점 앞에 재고 소진 안내문이 게재된 모습. 사진=곽민구 기자
SKT 신도SDR대리점 삼성역본점 앞에 재고 소진 안내문이 게재된 모습. 사진=곽민구 기자

국내 유명 IT 유튜버들도 SKT를 향한 날 선 비판을 이어오고 있다.

유튜버 잇섭은 지난 28일 유튜브 영상을 통해 "SKT의 홈 가입자 서버(HSS) 해킹은 기존 개인정보 유출과 달리 유심 복제 가능성이 있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HSS 서버는 가입자의 단말기 인증과 통신 정보를 관리하는 핵심 시스템이다. 아직 명확한 피해 내용은 나오지 않았으나, HSS 서버에 저장되는 △가입자의 가입자 계정 식별 번호(IMSI) △휴대전화 기계 자체의 번호(IMEI) △유심 인증키 등이 모두 유출됐다면 '유심 복제'(심 클로닝)도 가능한 상황이다.

잇섭은 SKT의 '유심보호 서비스'가 본질적인 해결책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로밍하면 유심보호 서비스를 받을 수 없어 해외에 있는 동안 유심 복제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라며 "유심 교체가 가장 확실한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심 복제가 이뤄졌더라도 은행 애플리케이션에 접근하려면 비대면으로 신분증을 요구한다"라며 "스마트폰에 저장된 신분증 사본 등은 지우는 것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해커가 재부팅을 유도할 경우 복제폰이 활성화될 수 있다"며 "의심스러운 요청에 응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유튜버 테크몽도 SKT의 대응을 지적했다.

테크몽은 "그동안 정보 유출 사고와는 차원이 다른 사건"이라며 "주소가 털린 거랑 도어락 비번이 털린 것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심이 복제되더라도 하나의 단말기에만 접속할 수 있어 즉각적인 부정 접속은 방지할 수 있지만, 신분증 등 추가 정보까지 유출되면 피해는 확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잇섭과 테크몽은 SKT가 적극적인 유심 지원에 나서 온·오프라인 예약 시스템을 개선하고 택배 서비스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오늘도 재고 부족으로 인해 발길을 돌리는 고객들이 많았던 것으로 안다"라며 "이전 정보유출과 사안이 다르다는 인식이 빠르게 퍼지고 있는 만큼 이동 사례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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