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 '문고리 거래' 사기 주의보…전국서 사기 피해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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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 '문고리 거래' 사기 주의보…전국서 사기 피해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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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 주소 알려준 뒤 돈만 가로채 잠적
대여비 지불하고 계정 빌려 범행하기도
당근마켓 채팅 내역.[사진=연합뉴스]
당근마켓 채팅 내역.[사진=연합뉴스]

컨슈머타임스=이승구 기자 | 중고 거래 플랫폼을 통해 현관 문고리에 상품을 두고 비대면으로 거래하는 이른바 '문고리 거래'를 하려다 사기를 당해 금전 피해를 보는 일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특히 범인이 대여비를 지불하고 계정을 빌려 범행하는 경우도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인천 미추홀경찰서에는 지난 5일 "당근마켓으로 거래하다가 495만원 상당의 사기 피해를 봤다"는 내용의 진정서가 접수됐다.

인천 거주 20대 A씨는 당근마켓을 통해 B씨에게서 아이폰16 프로맥스를 구매하기로 하고 거래 방식은 '문고리 거래로 하기로 했다.

이후 약속 장소에 간 A씨는 "돈을 입금하면 아파트 동과 호수를 알려주고 문고리에 제품을 걸어두겠다"는 B씨 말에 165만원을 그가 알려준 계좌로 입금했다.

비대면 거래를 하기에 큰 금액이었지만, '재거래 희망률 100%'라는 기록과 지역 인증 내역 등이 B씨 프로필에 나와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다.

B씨는 자신의 휴대전화로 A씨와 직접 약속 장소와 시간을 잡았고, 쇼핑백 안에 제품을 넣어 문고리에 걸어둔 사진까지 전송했다.

하지만 B씨는 돈을 송금받자 "사업자 계좌이고 최근에 개설해 개인 거래가 확인돼야 한다"며 재입금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A씨는 이미 송금한 금액은 당일에 반환될 거라는 이야기를 믿고 165만원씩 3차례에 걸쳐 총 495만원을 보냈으나 B씨는 결국 잠적했다.

문고리 거래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면서 중고 물품을 거래할 때 자주 이용되는 방식이다. 거래 시간과 장소에 따른 제약이 적은 편이라 간편하고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지만, 비대면 거래 특성을 노린 사기 범행이 잇따르고 있어 피해자도 늘고 있다. 거래 과정에서 물건을 찾아갈 집 주소를 허위로 알려준 뒤 구매자가 돈을 보내면 그대로 잠적하는 수법의 범행이 일반적이다.

특히 대여비를 지불하고 당근마켓 계정을 빌려 범행에 활용하는 경우도 있어 기존 거래 내역이나 지역 인증을 믿었다가 A씨처럼 피해를 볼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A씨는 "B씨는 동네 홍보에 필요하다면서 돈을 주고 당근 계정을 빌린 것으로 확인됐다"며 "거래 당시 신분증까지 보내와 속을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A씨는 B씨 관련 피해자를 찾기 위해 온라인 단체 대화방 개설한 결과 지난 12일 기준 총 64명이 모였고, 피해금은 1700만원으로 집계됐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계좌 소유주의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며 "사업자등록증이나 신분증은 손쉽게 조작할 수 있으니 중고 거래 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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