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안솔지 기자 | 지난 2023년 사상 첫 적자를 기록했던 이마트가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실적 개선 흐름을 타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본업 경쟁력 강화 기조가 제대로 먹혀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1분기도 호실적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용진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의 방한까지 성사시키면서 이마트 주가도 9만원대를 찍었다. 연초 6만원대에서 40%가량 상승한 것이다.
이마트의 상승세를 이끈 것은 정 회장이다. 그는 지난해 3월 신세계그룹 회장 취임 후 1년간 경영 활동에만 전념, 강도 높은 쇄신을 통해 재도약의 기반을 다졌다.
이와 함께 정 회장은 올해도 '본업 경쟁력'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를 극대화해 본격적인 성장을 재개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마트의 본업 강화 효과는 실적에서도 드러난다.
이마트는 지난해 매출 29조209억원, 영업이익 47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소폭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940억원 증가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1분기 실적도 호조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마트의 잠정실적 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별도기준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7% 증가한 4조2589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증권가에서는 이마트의 1분기 영업이익이 1400억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마트는 올해 '푸드마켓'과 '트레이더스' 신규 점포를 지속 출점하며 외형 성장에 집중, 실적 개선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지난 17일에는 서울 강동구 고덕비즈밸리에 식료품 특화매장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을 오픈했다. 푸드마켓은 급변하는 온·오프라인 유통 시장에서 이마트의 본업 경쟁력인 '식료품(그로서리) 상품 개발 및 기획 노하우'를 집약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넥스트 이마트' 모델이다.
트레이더스는 지난 2월 강서구에 오픈한 마곡점에 이어 하반기 인천 구월점 출점이 예정돼 있다. 트레이더스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5.6% 증가하며 실적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이마트는 트레이더스 점포 확대에 집중해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올해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 트레이더스 마곡점·구월점까지 3개 신규 점포를 오픈할 예정이며, 또 다른 신규 부지도 5개 이상 찾고 있다"며 외형 성장 계획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이를 통해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객들이 새로운 점포를 찾아 발생하는 이익은 다시 가격 경쟁력 확대에 투자하는 등 선순환구조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위해 지난 18일(현지시간) 워싱턴을 방문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가운데)과 부인 한지희씨. [사진 = 신세계그룹]](/news/photo/202504/644893_561271_4629.jpg)
정 회장은 본격적인 외형 성장을 통해 경쟁사와의 격차 벌리기에 집중하는 동시에 주주가치 제고 등 책임 경영에도 나서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2월 향후 최저배당을 주당 2000원에서 2500원으로 25% 상향하고 내년까지 56만주(전체 주식의 2% 이상)를 매년 28만주씩 단계적으로 소각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이달 15일 372억원 규모의 자사주(보통주 28만주) 소각을 완료했다.
정 회장은 모친인 이명희 신세계 총괄회장이 보유한 이마트 지분 10%(278만7582주)도 전량 매수했다. 이는 최고경영자로서 그의 책임 경영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정 회장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의 방한까지 성사시키며 '민간 외교관'으로 행보를 넓히고 있다. 트럼프 주니어는 공식 직함은 없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실세'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주니어는 29~30일 1박 2일간 짧은 방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30일 주요 대기업 총수와 릴레이 단독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며, 정용진 회장은 그의 방한 일정에 동행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