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 퍼스트' 트럼프 복귀에 '반사이익' 노리는 韓 CDMO·바이오시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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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퍼스트' 트럼프 복귀에 '반사이익' 노리는 韓 CDMO·바이오시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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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간)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발표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일(현지시간) 취임사를 발표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컨슈머타임스=김예령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년 만에 대통령직에 복귀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이에 따른 정세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부 업계에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펼치는 '자국 보호무역주의' 관련 정책으로 인해 타격을 예상하는 한편 '위탁개발생산(CDMO)'과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는 반사이익의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에 업계는 관련 분야의 투자를 늘리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23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열린 취임식에서 "'미국 우선주의'를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면서 '아메리카 퍼스트' 국정 기조를 예고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강경한 자국 보호무역주의를 강조하며 '약가 인하 정책'과 '탈중국 정책'을 내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통해 미국인의 의료비용 부담을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약가 인하 정책은 '미국 약가가 다른 국가에 비해 지나치게 높고, 빅파마(대형 제약사)가 미국으로부터 부당하게 이윤을 착취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에서 비롯됐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JPM에 참석한 서진석 셀트리온 경영사업부 대표(왼쪽)와 서정진 회장

이에 글로벌 제약사는 가격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생산비 절감을 위해 CDMO 의존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제약사가 직접 생산하는 방식보다 CDMO를 활용하면 고정비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12월 출범한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이하 바이오솔루션스)를 통해 사업 확장에 나섰다. 바이오솔루션스는 신약 후보물질 선별부터 세포주 및 공정 개발, 임상시험 계획, 허가 서류 작성, 상업 생산까지 의약품 개발 전 주기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에 셀트리온은 세계적인 바이오의약품 비중 확대와 자체 경쟁력 확보에 따른 성장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성바이오)는 지난해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주요 글로벌 시장에서 1조원 규모의 '빅딜'을 체결하며 입지를 더욱 확고히 했다. 2024년 연간 수주 금액은 5조4035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삼성바이오는 증가하는 바이오의약품 수요에 대비해 생산능력을 확대했다는 입장이다. 18만L 규모의 5공장은 오는 4월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존 림 삼성바이오 대표는 지난 14일(현지시간) JPM 행사에서 5공장과 동일한 18만L 규모의 6공장 착공 추진을 언급하며 CDMO 역량 확대를 강조했다. 6공장이 완공되면 삼성바이오의 총 생산능력은 96만4000L로 세계 최대 수준에 이른다. 

롯데바이오로직스(이하 롯데바이오)는 지난 2022년 말 뉴욕 시러큐스에 있는 BMS의 바이오 캠퍼스를 인수했다. 시큐러스 시설은 현재 완전한 운영 단계에 진입했으며, 지난해 3월 인천 송도에 바이오 캠퍼스 1공장을 착공했다. 1공장의 본격 상업 생산은 2027년을 목표로 한다.

제임스 박 롯데바이오 대표는 지난 16일(현지시간) JPM에서 "미국에서는 소·중규모 원료의약품과 ADC 생산에, 한국에서는 대규모 원료의약품 생산에 집중할 것"이라며 CDMO 수주 전략을 공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3공장의 핵심시설인 바이오리액터홀 설비
삼성바이오로직스 3공장의 핵심시설인 바이오리액터홀 설비

트럼프의 '탈중국' 정책은 국내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성장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의약품과 치료 효능은 동등한 수준이면서 가격은 더 저렴하기 때문이다. 

다만 바이오시밀러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인도, 유럽, 일본 등 해외 기업과의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품목 허가를 받은 바이오시밀러는 63종이며, 이중 한국 바이오시밀러는 14종이다. 미국(24종)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국내 주요 바이오시밀러 생산 기업에는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종근당, 동아쏘시오홀딩스, 대웅제약 등이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현재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주요국가에 바이오시밀러 직판망을 구축한 상태로, 개발부터 생산 판매에 이르는 바이오의약품 공급 전 과정을 자체 해결한 상황"이라며 "이러한 강점으로 가격경쟁력은 물론 확대된 제품 포트폴리오 등 우수한 제품을 글로벌 시장에 공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바이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행정부가 헬스케어 사업 비용을 절감하는 상황에서 바이오시밀러의 경쟁 심화가 예상된다"면서도 "한편으론 바이오시밀러 기업으로서 글로벌 시장의 입지 강화는 긍정적으로 바라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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