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안솔지 기자 | '빼빼로'를 앞세운 롯데웰푸드의 '데이 마케팅'이 글로벌 시장을 향하고 있다. 국내에서 '빼빼로데이' 열풍이 사그라들면서 예전 같은 특수를 누리기 어려워지자 해외 시장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복안이다.
지난 1983년 출시된 이후 40년을 맞은 '빼빼로'는 지난해 누적 매출 2조원을 돌파했으며, 지난해에도 연간 2020억원의 매출을 올린 롯데웰푸드의 '효자상품'이다.
1990년대 초반 경남 지역 여고생들 사이에서 11월 11일에 '1' 모양의 스틱형 과자인 빼빼로를 선물하며 '날씬해지라'고 덕담을 주고받던 문화가 빼빼로데이로 알려지며 전국으로 확산됐다.
그러나 빼빼로데이를 비롯해 각종 '데이 마케팅'이 확산되면서 피로감을 느낀 소비자들이 많아졌고, 최근에는 이러한 기념일을 챙기는 문화가 한풀 꺾이게 됐다. 여기에 국내 제과 시장의 내수 부진까지 겹치면서 빼빼로의 성장에 한계에 다다른 상황이다.
반면, 해외 시장에서는 지난 2020년부터 시작한 '빼빼로 글로벌 통합 마케팅'의 효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이미 올해 상반기 빼빼로 해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한 325억원을 기록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국내 매출(315억원)을 앞질렀다. 해외 시장을 통한 빼빼로 브랜드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
앞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빼빼로를 '매출 1조원' 메가 브랜드로 육성해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한계에 다다른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 시장에서의 성공이 무엇보다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롯데웰푸드는 해외 시장을 겨냥한 빼빼로데이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글로벌 캠페인 슬로건은 'Show your love with Pepero(빼빼로로 사랑을 나누세요)'로 정했다.
이를 기반으로 빼빼로 핵심 브랜드 가치인 '나눔'을 글로벌 시장 소비자들이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전개하고 있다. 글로벌 마케팅 대상 국가도 지난해 13개국에서 15개국으로 늘려 미국을 비롯 싱가포르, 필리핀 등에서도 진행한다.
우선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빼빼로데이를 알리는 대형 옥외광고를 전개한다. 올해는 규모를 더욱 키워 타임스퀘어 거리 내에서도 현지인 및 관광객이 가장 많이 모이는 위치에서 빼빼로 브랜드와 빼빼로데이 알리기에 나선다. 광고 영상에는 빼빼로 브랜드 앰배서더인 '뉴진스'가 빼빼로데이를 준비하는 모습을 담았다.
빼빼로 브랜드 옥외 광고는 빼빼로데이를 전후로 미국 LA 중심가와 코리아타운을 비롯해 아시아 지역에서는 베트남 호치민에서도 상영되고 있다. LA 코리아타운플라자 쇼핑몰, 호치민 1군 로터리 등 각 지역에서 유동 인구가 가장 많은 곳에 광고를 설치해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지난달에는 전 세계에서 모집한 글로벌 리포터들이 한국에 방문해 빼빼로데이 문화를 체험하고, 글로벌 소비자를 대상으로 빼빼로데이 알리기에 나섰다.
빼빼로 글로벌 리포터는 지난 9월 모집을 시작해 보름 만에 총 58개국에서 약 700명이 지원했다. 이들 중 10명의 지원자가 70:1의 높은 경쟁률을 뚫고 리포터에 선발됐다. 약 460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토퍼 길드'도 합류했다.
토퍼 길드는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에 마련된 빼빼로데이 전용 구역에서 다양한 맛의 빼빼로를 맛본 후 박스에 빼빼로와 메시지 카드를 담아 택배를 발송했으며, 미국으로 돌아가 색다른 시각으로 재해석한 '빼빼로 하우스'를 제작해 영상으로 공개할 계획이다.
빼빼로데이를 앞두고 해외 판매 채널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3월 캐나다 코스트코에 이어 미국 코스트코 처음으로 북동부 코스트코에 입점했다. 향후 남동부와 서부지역 코스트코로 입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월 구독자 1만명의 스낵 구독 플랫폼 '트라이 더 월드(Try the World)'에 빼빼로 오리지널·아몬드·화이트쿠키·크런키 4종 스페셜 패키지에 대한 공동마케팅을 진행한다. 여기에 빼빼로데이 유래를 알리는 영문 리플렛도 동봉한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올해는 빼빼로의 핵심 브랜드 가치인 '나눔'을 글로벌 시장 소비자들이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모션을 전개하고 있다"며 "빼빼로를 글로벌 메가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해 앞으로도 다양한 캠페인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빼빼로는 현재 미국, 동남아, 중동 등 약 50여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내년 하반기부터는 롯데 인디아의 하리아나 공장에 약 330억원을 투자해 구축한 빼빼로의 첫 해외 생산 기지도 가동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해외에서의 영향력을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