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깁슨/허블/1만8500원

컨슈머타임스=곽민구 기자 | "세상이 뒤집힐 것처럼 현기증 일으키는 미래 여행"
SF 블록버스터의 판도를 바꿨다고 평가받는 드라마 '페리퍼럴'은 초창기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이는 윌리엄 깁슨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첫 장편 소설 '뉴로맨서'를 통해 전 세계 7000만 부 판매, 세계 3대 SF 문학상(휴고상·네뷸러상·필립 K.딕상) 최초 석권을 달성하면서 일찍이 거장의 반열에 올랐던 윌리엄 깁슨. 그는 대중과 평단의 찬사와 지지를 받았으며, 오랜 시간 'SF계의 대부'로 칭송받아 왔다.
특히 페리퍼럴에 대한 독자의 반응은 더 강렬했다. 그가 21세기 들어 처음으로 쓴 미래 배경의 SF였기 때문이다.
깁슨은 페리퍼럴에서도 자신만의 근미래 세계관을 성공적으로 창조해낸다.
미래인들이 과거 세상을 식민지로 삼고 착취하는 세계는 미래인의 시점에선 지극히 당연하고 단순한 것이겠으나, 과거인들 입장에선 영문도 알 수 없고 납득하기도 어려운 것일 수밖에 없다. 이때 과거인이 느끼게 될 괴리감을 깁슨은 독자로 하여금 현기증의 감각으로 간접 체험하도록 만든다.
그가 뉴로맨서 때부터 줄곧 보여줬던 고유한 스타일, 즉 서로 다른 인물의 시점을 오가면서 별다른 설명 없이 묘사만 생생하고 현란하게 이어 나가는 방식을 통해서.
어지럽지만 몰입할 수밖에 없는 전개 속에서 독자는 세상이 뒤집힐 것 같은 현기증을 느끼게 되고, 실제로 자신의 세상이 전복당한 주인공 '플린'에게 더 몰입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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