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김동현 기자 | 고성군에서 지질해설사로 지형과 자연에 시를 입히며 새로운 해설의 장을 열고 있는 김춘만 시인의 5시집 '산수유는 하늘을 물들이고'는 고성이라는 풍경과 그곳에 사는 이들의 사연으로 구성됐다.
70여년 평생 고성군에서 살아온 시인은, 교장으로 퇴직 후 시작한 지질해설사로 새로운 이야기의 장을 열었다. 그리고 이제야 새롭게 보이는 것이 있노라고 말한다. 한결같던 자연이 웅장하고 과감하게, 갸날프고 여리게 보이자 생의 모든 순간이 다시 보이게 되었노라고.
새로 시작한 일이 지질해설사라 자연과 더불어 지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자연을 건성으로 대할 때와 의미를 두고 가까이서 오래 바라볼 때와는 확연히 다른 마음이라 오래 이 일을 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내 힘으로 어 다니면서 내 눈으로 본 것을 쓸 수 있음은 축복이다'라는 게 시인의 말이다.
이번 시집은 '서점 여행자의 노트' 김윤아 작가가 시평을 썼다. 세계 서점을 여행하고, 서점을 여행의 도착지이자 일상의 출발지로 해석한 작가는 이번 시집은 '그냥 쓴 시'라고 말한다.
부모가 되고 난 후 가장 달라진 점에 대해, 지인은 '그냥'이라는 말이 좋아진 것이라고 했다. 전에는 싫었단다. 그 모호함과 우유부단함이. 그런데 부모가 되고 나니 그만한 말이 없더란다.
그냥이라는 말로 감춰보는 그리움, 가려보는 애틋함, 덮어보는 농도와 덜어내는 무게, 에두르고 맴도는 모든 고백의 시...'산수유는 하늘을 물들이고'는 그냥 쓴 시다. 세상의 모든 '그냥'을 알아챈 이의 표정이고 노래이며 혼잣말이자 편지. 그리고 춤이다.
김춘만 시인은 강원도 고성 출생으로 1988년 월간문학으로 등단해 1시집 '어린생명에도 그늘을 던져야 한다'(1995)과 2시집 '산천어 눈빛닮은 당신'(2004), 4시집 '산수유는 하늘을 물들이고' (2024) 등을 펼쳐냈다. 현재는 한국문인협회, 설악문우회(갈뫼동인)회원 및 국가지질공원해설사로 활동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