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민/김영사/1만8800원

컨슈머타임스=김성수 기자 | "삶은 종종 부조리와 경이를 간직한 모호한 현상이므로, 때로는 구름을 술잔에 담듯 삶을 담아야 한다"
저자 김영민 교수는 '드립'을 통해 자신의 아포리즘 일부를 표현한다. 저자는 드립을 "언어로 된 그 술잔"이라고 정의한다. 이 책은 드립을 통해서만 표현되는 생의 진실을 음미하며, 다사다난한 일에 마음의 여유를 잃지 않고 살아가자고 독자를 격려한다.
저자는 가벼운 고백의 발문에서 본문을 개관하는 발문과 결별한 채 그만의 '성찰적 드립론'을 펼친다. "무엇을 위해 이 고단함을 견뎌야 하는지, 불확실하기 짝이 없는 이 인생의 전모를 논리적 언어로 정의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우리를 에워싼 단죄의 언어부터 환심의 언어까지 "모든 언어에 굴복하지 않기 위해 드립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성찰적 드립이란 격언, 간언, 허언, 폭언, 과언, 췌언, 호언, 공언, 망언과는 다르다. 말초적이고 자극적 쾌감의 언어와도 다르다. 그럴싸한 인생의 의미나 인류의 방향을 설파하는 언어와도 다르다. 그것은 기존 언어와 포착하지 못한 삶의 뒷모습을 사유하게 하는 언어로 독자에게 "엉망진창인 서계에 완전히 지배받고 있지 않다는 즐거운 감각"을 선사한다.
저자는 비애를 구경거리나 반드시 피해야 할 것으로 놔두지 않고, 찬찬히 살펴보며 받아들일 수 있도록 그 무게를 조정한다. 이 책은 "하중은 있되, 통증은 없이 살고픈 모두"에게 끝내 삶을 긍정할 위로와 웃음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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