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영화제 황금종려상에 미국 숀 베이커 감독 '아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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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영화제 황금종려상에 미국 숀 베이커 감독 '아노라'
  • 인터넷팀 admin@cstimes.com
  • 기사출고 2024년 05월 26일 18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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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아 페레스' 감독상에 트랜스젠더 배우 등 4명 여우주연상
이란 탈출해 유럽 망명한 라술로프 감독 특별 각본상
제77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 받은 숀 베이커 감독

숀 베이커 감독의 미국 영화 '아노라'(Anora)가 25일(현지시간) 폐막한 제77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베이커 감독이 황금종려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탠저린'(2015)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그는 '플로리다 프로젝트'(2017)로 칸영화제 감독 주간에 초청됐고 이후 '레드 로켓'(2021)으로는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트랜스젠더, 위기 가정 아동 등 사회적 약자를 다룬 영화를 선보여온 베이커 감독은 '아노라'에서 젊은 여성 스트리퍼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러시아 갑부와 결혼한 그가 시부모로부터 동화 같은 결혼 생활을 위협당하기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전 세계 영화 매체가 매긴 평점을 바탕으로 산정하는 스크린데일리 별점에서 최고점에 가까운 3.3점을 받는 등 프리미어 상영 이후 호평을 끌어낸 작품이다.

심사위원장인 그레타 거윅의 호명으로 무대에 오른 베이커 감독은 "지금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모르겠다"면서 "이 상을 모든 성매매업 종사자에게 바친다"고 말했다.

미국 영화가 황금종려상을 받은 것은 테런스 맬릭 감독의 '트리 오브 라이프'(2011) 이후 13년 만이다.

'에밀리아 페레즈'로 제77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

2등 상인 심사위원대상은 인도의 여성 감독 파얄 카파디아가 연출한 '올 위 이매진 애즈 라이트'(All We Imagine as Light)가 가져갔다. 뭄바이에서 간호사로 일하는 두 여성이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다. 인도 영화는 30년 만에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프랑스 감독 자크 오디아르는 '에밀리아 페레스'로 심사위원상 트로피를 가져갔다. '에밀리아 페레스'는 당국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성전환 수술을 하려는 멕시코 카르텔 보스와 그를 돕는 여자들의 이야기다.

스페인의 트랜스젠더 배우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이 주인공 역을 맡았다. 그는 이 영화에서 함께 주연한 아드리안나 파즈, 셀레나 고메즈, 조이 살다나와 여우주연상을 공동 수상했다.

칸영화제에서 한 영화가 두 개의 주요 부문을 수상한 것도, 여우주연상을 네 명이 함께 받은 것도 이례적인 일이다. 트랜스젠더 배우가 여우주연상을 받은 것도 처음이다.

감독상은 '그랜드 투어'를 연출한 미겔 고메스가, 각본상은 '더 서브스턴스' 시나리오를 쓴 코랄리 파르자가 각각 받았다.

제77회 칸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제시 플레먼스

할리우드 연기파 배우 제시 플레먼스는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카인즈 오브 카인드니스'로 남우주연상의 영예를 안았다.

모하마드 라술로프 감독은 '더 시드 오브 더 새크리드 피그'(The Seed of the Sacred Fig)로 특별 각본상을 받았다.

이란 감독인 그는 이 영화에서 여배우들에게 히잡을 씌우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징역 8년 형과 태형, 벌금형, 재산몰수형을 선고받은 뒤 이란에서 탈출해 유럽으로 망명했고 칸영화제에도 참석했다.

그는 수상 소감에서 "이란 국민들은 정부에 의해 인질로 잡혀 있다"면서 이란에 체류 중으로 영화제에 참석하지 못한 제작진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올해 칸영화제는 주요 수상작인 '아노라', '올 위 이매진 애즈 라이트', '에밀리아 페레스' 등에서 보듯 전반적으로 여성 서사의 작품이 강세를 보였다.

한국 영화는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 2', 김량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청년, 동호', 임유리 감독의 단편 '메아리' 등 3편이 초청됐지만, 수상작은 없었다.

제77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특별 각본상 받은 모하마드 라술로프 감독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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