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김윤호 기자 | 삼성전자(대표이사 한종희·경계현)가 생활가전, TV 등을 판매하는 데 있어 '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하는 한편, '인공지능(AI)' 등 최신 기술을 도입한다. 영상디스플레이(VD)·가전 사업의 성장세가 주춤하며 반등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 3분기까지 VD·가전 사업 분야 누적 영업이익은 1조310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4100억원) 대비 7%가량 감소했다. 동기간 VD·가전 매출은 약 6% 줄었다.
VD·가전 사업부는 올 3분기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전체 사업부 가운데 전 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한 유일한 사업 분야다.
3분기 매출은 13조7100억원으로 2분기(14조3900억원) 대비 1조원가량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3800억원으로 2분기(7400억원)와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 2분기 그동안의 부진을 뚫고 1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하며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지만, 3분기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며 성장세가 한 풀 꺾였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위축이 VD·가전 사업부의 성장을 둔화시키는 주 요인으로 지목된다.

삼성전자는 VD·가전에서 반전을 도모하기 위한 핵심 키워드로 프리미엄을 꼽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올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생활가전은 프리미엄 중심의 판매 구조 강화 등으로 수익성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며 "VD 사업부 역시 고부가 TV 제품 등을 통해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하겠다"고 설명했다.
가전·TV 시장 등의 경우 올 4분기 및 내년에도 수요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프리미엄 시장 수요는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점이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특히 대형 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는 VD 사업부의 수익성 강화를 위한 핵심 사업 전략으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대형 TV의 경우 고성장이 예측된다는 이유에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오는 2027년까지 75형 이상 대형 TV 출하량은 연평균 15.3%씩 성장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에 삼성전자는 네오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 98인치 초대형 TV,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라이프스타일 스크린 등 고부가 제품 판매에 집중하며 수익성 확보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가전 사업도 우선적으로 프리미엄 중심 판매 확대 전략을 추진한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내년에는 실적 반등을 이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AI 가전 글로벌 출시 계획도 눈에 띈다.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고효율 제품 수요 증가 대응을 위해 AI 에너지 모듈을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품이 스스로 상황을 감지하고 사용 패턴을 학습해 맞춤 기능을 제공하는 '비스포크 위드 AI 케어 솔루션'을 전 제품에 도입해 글로벌 동시 론칭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AI 에너지 모듈 확대 적용은 전기료 고공행진 속 소비자들이 고효율 가전제품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는 점을 감안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AI 기능 등을 통해 수요를 끌어 모으는 데 힘을 쏟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달 전기·가스·수도는 전년 동기 대비 9.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기료(14.0%)는 도시가스(5.6%), 상수도료(4.6%) 대비 상승 폭이 컸다.
업계선 AI 기능 강화 등이 가전제품 판매 확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빅데이터 콘텐츠 구독 플랫폼 KPR 인사이트 트리는 최근 AI 등 최신 기술이 포함된 가전제품이 소비자들이 가전제품 구매 시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김은용 KPR 디지털커뮤니케이션연구소 소장은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 변화로 가전제품 선택의 기준 역시 변화하고 있다"며 "기술적 요소 등이 중요한 결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