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키 T9' 등 라인업 5종 갖춰…'제스처 인식 AI' 등 강점

컨슈머타임스=김윤호 기자 | 에브리봇(대표 정우철)이 고민에 빠졌다. 주력으로 삼고 있는 로봇청소기 사업이 성숙기에 접어들며 수익성이 악화한 영향이다. 이에 에브리봇은 신성장동력으로 '서빙 로봇'을 낙점하고 영업이익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
에브리봇은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열린 국내 최대 규모 로봇 전시회 '2023 로보월드'에 참가해 프리미엄 서빙로봇 '워키 T9'과 '워키 T9 PRO'를 공개했다. 지난 8월 시장에 내놓은 첫 서빙 로봇 △'워키 T5' △'워키 T6' △'워키 T8'에 이어 라인업이 한층 강화됐다. 이로써 에브리봇은 서빙 로봇 사업에 진출한지 4개월여 만에 시장에 5종의 제품을 선보이며 신사업 본격화에 나섰다.
이처럼 에브리봇이 서빙 로봇 사업에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는 것은 기존 로봇청소기 에 편중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다. 이는 악화된 실적과도 맞닿아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브리봇은 올 상반기 8억9000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44억4000만원)와 비교해 80%가량 줄어든 수치다.
2020년 129억5300만원에 달하던 에브리봇의 영업이익은 지난해(61억7900만원) 절반 수준으로 감소하며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상태다.
에브리봇의 이 같은 영업이익 감소는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는 판단과 무관하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사이 편리함을 추구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로봇청소기가 인기를 끌며 보급률이 높아졌다"며 "경기 침체, 고물가 등으로 인해 가전 시장이 위축돼 소비가 부진한 것도 악재다"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로보락, 에코백스 등 중국 기업들이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점도 에브리봇의 시선이 서빙 로봇으로 향하게 된 배경으로 꼽힌다. 로봇청소기 제품만으로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에브리봇은 서빙 로봇이 회사의 수익 개선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해당 시장이 무한한 성장 잠재력을 가졌다는 이유에서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서빙 로봇 시장은 1만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점쳐진다. 2019년 50여대 수준과 비교해 비약적인 성장이다. 고령화와 저출산 등으로 인력난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 등이 늘며 각광받는 분야로 떠올랐다.
워키 T5 등 에브리봇의 서빙 로봇은 현재 외식업장 등에 공급되고 있다. 앞으로는 렌털 기업과 협업을 통해 서빙 로봇의 대중화에도 힘쓴다는 방침이다.
단순히 공급 업체를 늘리는 것을 넘어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통해 타 사 서빙 로봇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복안이다.
서빙 로봇 시장에서 업체 간 기술 경쟁에 불이 붙고 있다. 외식업주가 서빙 로봇을 사용하는 이유는 '편리함 추구' 때문이다. 업장 운영에 있어 효율적인 서빙 로봇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서빙 로봇 제조업체들은 업장 내 업주, 손님들에게 편리함을 선사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최우선 요소"라고 말했다.
에브리봇 서빙 로봇의 핵심 기술은 손을 들면 서빙 로봇이 인식해 이동하는 '제스처 인식 AI'와 얇은 케이블과 동물의 대소변까지 인식하는 '사물 인식 AI' 기술이다. 아울러 스마트워치와 태블릿 PC를 통해 로봇을 호출하는 기술도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에브리봇 관계자는 "서빙 로봇 사업 진출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며 "기술 고도화 등을 통해 판매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