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기저귀 무상공급, 나무 심기 등으로 '착한 기업'으로 정평이 난 유한킴벌리가 본색을 드러냈다. 국내 연구진의 실험 결과 유한킴벌리 생리대가 발암물질 최다 검출이라는 불명예를 얻었기 때문.
앞서 유한킴벌리는 올초 '메탄올 물휴지' 홍역을 한바탕 치른 후라 기업 윤리에 대한 논란이 최근 거세게 일고있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여성환경연대와 강원대학교 연구팀이 진행한 생리대 휘발성유기화합물(VOC) 실험 결과 유한킴벌리 제품에서는 1군 발암물질인 벤젠과 트리클로로에틸렌이 검출됐다.
국제암연구소(IARC)가 규정한 1, 2군 성분 총량이 가장 높은 제품도 유한킴벌리의 한 브랜드(15ng/개)로 나타났다.
발암물질 등 200여가지 물질을 포함한 VOC 총량이 가장 높게 나타난 제품은 '깨끗한나라'였지만, 벤젠과 트리클로로에틸렌은 검출되지 않았다.
유한킴벌리는 '좋은느낌' '화이트' '애니데이' 등의 일회용 생리대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시장 점유율은 50%로 업계 1위다.
최근 '릴리안' 사태가 터졌고 이들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가 많아 업체명과 제품명을 공개하라는 고객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반면 여성환경연대는 함구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여성환경연대에 유한킴벌리 임원이 활동하는 게 미공개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있다.
이에 대해 여성환경연대는 "유한킴벌리 임원 한명이 여성환경연대 이사(5인)인 중 한명은 맞다"면서도 "이 사실이 생리대 검출실험과 공개 여부에 어떤 영향도 주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 유한킴벌리 반반 나서…"식약처, 시험결과 신뢰하기 여려워"
이와 관련, 유한킴벌리도 공식 입장을 발표하고 발암 물질 검출에 대한 반박에 나섰다.
유한킴벌리 측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여성환경연대와 강원대 연구팀의 시험결과를 과학적으로 신뢰하기 어렵다고 발표했다"며 "해당 발표를 인용한다 하더라도 1, 2군 발암물질은 일회용 생리대 10개 품목 중에서도 타사 팬티라이너 제품에서 가장 많이 검출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시험결과에서 제시한 벤젠, 톨루엔, 스티렌, 자일렌의 경우 공인시험기관의 시험을 통해 이미 '검출 한계 미만 불검출' 결과를 확보하고 있다"고도 회사 측은 덧붙였다.
지난해 6~7월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이 진행한 유한킴벌리 '좋은느낌' 생리대의 휘발성유기화합물 시험에서 △벤젠 △톨루엔 △에틸벤젠 △자일렌 △스티렌 등이 모두 검출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유한킴벌리가 해명에서 타사 제품을 거론한 점이나 구체적인 공정∙검수 과정 등을 언급하지 않아 의혹을 사고있다.
◆ 해명서 타사 제품 거론·공정∙검수 과정 등 빠져 의혹 여전
이 회사는 논란이 불거지기 시작한 지난달 26일 사이트를 통해 모든 성분을 공개하며 "검출 실험 성분은 건강 부작용에 대한 과학적 인과관계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소비자 불안이 확대되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4일 브리핑을 갖고 여성환경연대와 김만구 교수의 생리대 방출물질 검출 시험에 사용된 생리대 제품을 공개했다.
중형 생리대는 △트리플라이프 그나랜시크릿면생리대 △깨끗한나라(순수한면 울트라슈퍼가드) △유한킴벌리(좋은느낌 울트라중형 날개형에이) △엘지유니참(바디피트 볼록맞춤 울트라슬림날개형, 바디피트 귀애랑 울트라슬림 날개형) △한국P&G(위스퍼 보송보송케어울트라날개형) 등이다.
팬티라이너 제품은 △깨끗한나라(릴리안 베이비파우더향, 릴리안 로즈향) △유한킴벌리(좋은느낌 좋은 순면라이너, 화이트 애니데이 로즈마리향, 화이트 애니데이 순면커버 일반)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