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안솔지 기자 | SPC삼립 시화공장 근로자 사망사고 현장에서 인체 유해 성분이 포함된 공업용 절삭유 용기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지난달 해당 공장에서 윤활 작업 중 끼임 사로고 숨진 50대 여성 근로자가 사용한 윤활유 용기가 시중에 판매되는 금속 절삭유 용기와 동일한 제품인 것으로 확인했다.
금속 절삭유란 절삭 가공 작업을 할 때 공구와 절삭 작업 재료 간의 마찰열 발생을 줄이는 역할을 하는 공업용 윤활유다. 염화메틸렌 등 인체 유해 물질이 포함돼 있으며, 흡입·접촉 시 건강에 치명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알려졌다.
경찰은 제빵 공정에서 금속 절삭유 사용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사망한 근로자가 사고 당시 소지하고 있던 금속 절삭유 용기를 공장 측으로부터 임의 제출받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했다. 용기 안에 담겨 있던 액체 상태 내용물과 포장 전·후 상태의 빵여러 개를 각각 수거해 국과수에 감정 의뢰했다.
공장 측은 용기만 금속 절삭유 용기를 사용했을 뿐 안에 담긴 내용물은 인체에 무해한 식품용 윤활유라고 주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경찰은 실제 성분 확인 전까지 공장 측 주장을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SPC는 이와 관련해 "해당 설비(스파이럴 냉각 컨베이어)는 자동장치를 통해 주요 구동 부위에 식품용 윤활유를 주입한다"며 "윤활유가 묻는 부위에는 제품이 닿지 않도록 차단하는 장치가 설치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빵 공정에서 (금속) 절삭유는 사용하지 않는다"며 "사망한 근로자가 어떤 작업을 하다가 사고가 발생했는지는 수사로 규명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해당 공장 관계자 7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했으며, 노동부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김범수 대표이사와 SPC 법인을 입건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