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의 오너 일가가 대주주 책임을 이행키로 합의하면서 그동안 지연돼온 그룹 구조조정이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또 오너 일가가 계열사들을 분리해 경영키로 함에 따라 금호그룹은 앞으로 구조조정 이후 계열분리 과정을 겪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 대주주 사재출연 합의..계획대로 구조조정 추진
금호그룹 대주주들은 8일 오너 일가가 보유한 계열사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고 의결권 및 처분권 위임 동의서를 채권단에 넘기겠다는 합의서를 채권단에 제출했다.
이로써 지지부진했던 금호그룹의 구조조정은 앞으로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또 대주주들이 부실 경영에 대한 책임을 이행하면서 금호석유화학과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자율협약에 따른 구조조정,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에 대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추진은 계획대로 진행된다.
채권은행들은 전날까지 금호그룹 오너 일가 모두 주식을 내놓지 않으면 금호석유화학에 대한 자율협약을 철회하겠다며 금호그룹을 압박했다.
금호그룹 입장에서는 금호석유화학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면 사실상 그룹 전체의 경영권 행사를 제약받기 때문에 끝까지 버티기 쉽지 않다. 금호는 금호석유화학에서 아시아나항공, 대한통운까지 이어지는 지분구조로 돼 있다.
따라서 금호석유화학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면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통운까지 채권단의 손에 넘어가게 된다. 금호그룹이 당초 금호석유화학에 대해 워크아웃을 진행하기를 원했던 채권단을 설득해 자율협약이라는 구속력 없는 구조조정이라는 방안을 이끌어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채권단은 또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에 대해 노동조합의 동의서가 제출되는 대로 신속하게 신규 자금을 지원하고 4개 계열사에 대한 정상화 방안을 속도감 있게 진행키로 했다.
금호산업에 대해서는 2800억원의 신규 자금을 지원키로 했다. 금호타이어에 대한 지원 논의는 9일 채권단회의를 통해 결정된다. 채권단은 금호타이어에 1000억원의 신규 자금을 지원하고 3천만 달러 규모의 신용장(L/C, Letter of Credit) 한도를 새로 열어주기로 했다.
아울러 채권단은 대우건설 풋백옵션 해결을 위한 재무적 투자자(FI) 및 금호 계열 채권자들, 노조의 협조 등의 거쳐 3월까지 정상화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 금호家, 계열 오너별로 분리경영
금호그룹 일가는 보유 계열사 주식을 채권단에 제공키로 하면서 계열 오너별로 분리 경영하기로 했다.
그룹의 지주회사격인 금호석유화학은
금호산업 등 나머지 계열사들에 대해서는 채권단 협의 등을 통해 추후 경영 주체를 결정키로 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현재는
그러나 채권단이 금호산업에서 금호석유화학으로 넘어간 아시아나항공 지분 12.7%를 금호산업으로 환원하는 조치를 추진하고 있어,
금호그룹 전체를 총골하는 역할은 박삼구 명예회장이 맡는다.
금호그룹은 창업자인
금호석유화학에 대한 지분은 장남인 고
그는 "이런 계열사 분리경영 방안은 채권단의 협의를 거쳐 양해각서(MOU)에 따라 실행될 것"이라며 "금호석유의 계열분리 여부는 대주주들이 결정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결국 이번 구조조정 결과에 따라 금호그룹은 계열 분리가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