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초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대한생명이 내달초 공모를 거치면 같은달 중순께 상장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생명도 한 달 반가량 시차를 두고 4월 말~5월 초 상장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상장시기를 놓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던 두 업체가 서둘러 상장에 나선 데에는 2분기부터 해외 대형 생보사의 상장이 예정돼 있다는 점이 감안됐다는 분석이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한생명은 이번 주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뒤 기업설명회(IR), 공모청약 등을 거쳐 내달 중순께 상장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그룹은 최근 경영전략회의에서 대한생명 상장을 1분기에 완료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번주 공적자금관리위원회에서 2대 주주인 예금보험공사가 구주 매출을 어떻게 결정하느냐에 따라 변수가 있지만 구주매출과 신주발행을 포함한 전체 공모금액은 2조원을 웃돌 전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IR, 수요예측 등을 거치면 내달초 공모청약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초 5~6월로 점쳐졌던 삼성생명의 상장도 4월 말로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다.
규정상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 기간은 두 달이지만 대한생명의 상장예심이 6주 만에 마무리된 것을 기준으로 삼성생명도 내달초 예심 통과가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후 금감원 증권신고서 제출, 공모청약 등 관련절차를 거치면 4월말 상장도 불가능하지는 않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는 모든 절차가 속전속결로 진행될 경우로 대체로 5월초 상장 가능성이 유력하다. 삼성생명의 예상 공모규모는 최대 4조원대로, 증시판도에 일대 변화가 예상된다.
국내 1위 생보사인 삼성생명으로서는 무엇보다 해외 생보사의 상장일정이 변수가 될 수 있다. 글로벌 생보사들과 공모시기가 겹치면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이 분산돼 공모에 부정적일 수 있다.
일본의 2위 생보사인 다이이치(Dai-lchi) 생명이 4월1일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예상 공모규모는 약 110억 달러로 한화로 10조 원을 훌쩍 넘는다. 오는 2분기 홍콩증시 상장을 추진하는 AIA 생명도 80억 달러에서 최대 200억 달러를 조달할 것으로 점쳐진다.
한승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장시기를 결정하는 데에는 전략적 판단이 들어가기에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지만 결국 관건은 시장 여건"이라며 "시장이 공모물량을 소화할 여력이 있더라도 증시 여건, 공모가격 등이 좋아야만 성공적으로 상장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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