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구형 차량자동항법장치(내비게이션)의 업그레이드 서비스를 중단(본보 1월 25일자 참조)해 자사 고객들로부터 큰 반발을 샀던 '업계1위' 팅크웨어가 이를 전격 철회했다.
각종 소비자 관련 단체 및 언론에 대한 피해자들의 적극적인 제보가 해당 업체의 태도 변화를 이끌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는 분석이다.
팅크웨어 측은 기업입장에서 고객들의 요구를 묵살 할 수 없었다며 조만간 개선안을 발표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 '말랑말랑'하지 않은 소비자들
팅크웨어 측의 '실책'은 무엇보다 불특정 다수 소비자가 아닌 특정 자사 소비자들로부터 불거진 불만을 등한시 했다는 데 있다.
물론 이유는 분명했다. 구형 내비게이션으로는 과속감지카메라 위치, 정밀지도 등 새롭게 업그레이드 되는 정보를 구현하기 힘들다는 푸념이 있었다.
신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중앙처리장치(CPU) 용량이 문제였다. 여기까지는 업체 측 시각.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얘기는 전혀 달라진다.
구형 기기에서 구현이 가능한 서비스를 업체 측에서 개발해 기존 사용자들에게 제공하면 문제될 것이 없다. 내비게이션을 포함한 범 전자제품의 경우 업체 측의 일방적 서비스 중단으로 인한 폐기사례는 사실상 없다.
소비자들의 불만도 여기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팅크웨어 측은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엉뚱한 곳에서 찾았다. "저렴한 가격에 구형모델을 신형모델로 교체할 수 있는 기회"라는 '상식 밖' 이유를 들며 기존 고객들을 낭떠러지로 몰았다.
적당히 할인해 주는 것으로 기존 가입자들의 입막음이 가능하다는 '탁상공론' 식의 발상이 배경이었을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똑똑한 소비자들은 결코 '말랑말랑'하지 않았다.
온라인을 통해 피해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림과 동시에 업체 측의 부당행위를 들춰내는 '공론화'작업을 병행했다. 그 전략은 그대로 먹혀들었다.
◆ 팅크웨어 측의 '결단력' 호평 받을 만
<컨슈머타임스> 외에 복수의 언론은 이를 기사화 했고, 결국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듯 팅크웨어 측은 '방향타'를 다급히 '소비자입장' 쪽으로 돌렸다.
소비자의 당연한 권리를 찾고자 동분서주 노력한 소비자들의 승리로 귀결된 셈이다.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팅크웨어 측의 '결단력'도 호평 받을 만 하다.
이 회사 관계자는 "회사 내부의 어려움은 있지만 기업 입장에서 수 많은 소비자들의 요구를 최대한 수렴하는 것이 나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구형 내비게이션 사용자들을 위한 업그레이드 서비스를 조만간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기술적으로 쉽지 않은 작업인 만큼 재개시기를 못박을 수는 없다"며 "회사 자체연구소 쪽에서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는 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구형 내비게이션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보상판매에 대한 상시적 운영 및 보상판매 방법에 대한 적극적인 변경 검토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권리'를, 기업 입장에서는 소비자들의 '신뢰'를 재확인하는 것으로 이번 논란은 종착역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