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유업 '썩기前' 음료로 사과하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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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유업 '썩기前' 음료로 사과하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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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물질 발견 무성의 대응…소비자 탓으로 돌려 빈축


매일유업이 자사 제품 이물질 발견신고에 미온적 태도로 일관, '배짱영업'이라는 비난에 직면했다.

 

특히 '사과' 차원에서 피해자에게 제공한 음료가 유통기한에 근접했던 제품이었던 것으로 드러나 또 다른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유통기한 얼마 남지 않은 제품을 들고와서"

 

제보에 따르면 한모씨는 최근 경기도 소재 대형마트에서 '매일ESL저지방&칼슘우유'를 구입했다. 귀가 후 한씨는 이 우유를 한 잔 정도 마신 뒤 냉장고에 보관했다.

 

다음날 자녀들에게 우유를 주려던 한씨는 자신의 눈을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하얀 우유 위에 비닐조각으로 추정되는 빨간 이물질이 떠다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업체 측에 이 같은 사실을 즉시 알렸다. 한씨의 연락을 받고 온 업체 측 관계자 A씨는 사과의 의미로 초콜릿음료 두 박스를 내밀었다.

 

한씨는 이물질의 혼입경로 및 제조공정을 점검한 뒤 결과를 알려달라고 A씨에게 요구했다.

 

이에 A씨는 자체검사와 외부검사 등에 대한 설명을 마친 뒤 "(제품검사) 결과는 매일유업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며칠이 지난 뒤에도 매일유업 홈페이지에는 이와 관련한 내용을 찾아볼 수 없었다.

 

한씨는 "이번 사건을 대충 처리하고 모면하려는 업체 측의 태도에 화가 난다""사과의 의미로 (A씨로부터) 받은 제품은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이었다"고 분개했다.

 

매일유업 측은 사건 해결 과정이 원만하지 않아 진위여부 파악에 애를 먹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한씨가 이물질 및 문제제품을 넘겨주지 않아 자체검사를 실시하지 못하고 있다""A씨는 이물질이 수거될 경우 진행되는 검사과정을 설명한 것인데, 고객은 이물질을 수거하지 않고도 어떠한 조사가 이뤄지는 것으로 오해 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는 "한씨가 (사건을) 자체적으로 처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더 이상의 조사 없이 문제를 마무리했다"고 덧붙였다.

 

이물질 혼입경로를 놓고 그는 "비닐 등과 같이 큰 이물질은 제조공정상 우유에 혼입될 수 없다""제품 개봉 후 소비자 부주의 등으로 이물질이 혼입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책임선상에서 한발 물러섰다.  

 

법적 논쟁 개연성, 일정부분 엿보여

 

아울러 유통기한에 임박한 '초코음료'에 대해서는 "어떤 제품인지 잘 모르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한씨의 대응채널이 1월 현재 수면 밑으로 가라앉아 있어 논란은 잠시 수그러든 상태이나, 한씨가 준비된 '파상공세'를 펼칠 경우 법적 논쟁의 개연성도 일정부분 엿보인다.    

 

매일유업 측의 신경이 곤두설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소비자가 이물질을 넘겨주지 않았다는 핑계로 후속조치 없이 문제를 덮은 매일유업 측에 대한 비난이 일고 있다.

 

한 소비자는 "문제를 면밀히 파악해 유사사건 재발에 힘쓰는 것이 소비자들을 위한 최소한의 배려 아니냐""잠깐의 고통을 피하려는 모습인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썩기 일보 직전의 음료를 사과차원에서 제공한 것은 매일유업 측이 소비자를 얼마나 가볍게 대하는지 알 수 있는 바로미터"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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