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김일권 기자] 은행의 총 대출금 가운데 가계대출 비중이 13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부동산시장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집값이 하락, 집을 담보로 은행권에서 빌릴 수 있는 돈이 줄어든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은행이 가계에 빌려준 돈은 481조1131억원으로 전체 대출의 41.7%를 차지했다. 2000년 가계대출 비중이 35.1%를 기록한 이래 가장 낮다.
국내 은행들의 가계대출 비중은 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27.7%, 1999년 31.6% 수준이었지만 2000년부터 40%대로 올랐다.
2001년 44.1%에서 2005년 49.8%로 정점을 찍은 가계대출 비중은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으로 2007년부터 둔화됐다. 2008년에는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로 42%대로 떨어졌고 2010년부터는 4년 연속 하락세다.
부동산시장의 장기 불황과 주택담보대출을 갚는데 어려움을 겪는 '하우스푸어'의 등장이 가계대출 비중 축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가계 소득 증가세가 둔화하자 총부채상환비율(DTI)에 따른 대출 가능 한도 또한 정체됐다. DTI는 담보대출을 받는 채무자의 소득으로 대출금을 얼마나 잘 갚을 수 있는지 판단, 대출 한도를 정하는 제도다.
저축은행, 상호금융사 등 은행이 아닌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비중은 급속히 증가했다.
비은행예금취금기관의 대출금 총액 중 가계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44.5%에서 6년 연속 증가했다. 작년에는 57.2%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현재 가계대출 963조99억원 중 비은행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206조551억원)과 보험기관·여신전문기관 등 기타금융기관의 가계대출(275조8236억원)을 합치면 481조8787억원으로 전체 가계대출의 50.03%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