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장애리 기자]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5일 "중국의 성장 둔화가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쳐 세계 경제의 불안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 부총리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중국의 성장률 (목표치) 자체는 7.5%로 다소 둔화됐다"면서 이런 우려를 보였다.
그는 "중국 경제의 지속가능성이란 측면에선 (성장률 하향조정이) 바람직하다"면서 "그런 면에선 중국 경제가 둔화했다고 해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의 정책변화가 한국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한국의 대(對) 중국 수출 80%가 반제품"이라면서 "세계 교역이 증가하면 (중국을 통해) 제3국에 다시 수출할 계기가 되기 때문에 영향을 많이 받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은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현 부총리는 "어제 양국 정상이 가급적 올해 안에 FTA를 타결하는 방향으로 노력하자고 언급했다"면서 "저는 한중 FTA를 낙관하고 있다. 협상에 큰 어려움은 겪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달로 발효 2주년을 맞은 한미 FTA의 개선 방향도 밝혔다.
미국 의회에선 한국과의 FTA 체결로 미국의 적자 폭이 커진 것은 물론 일자리까지 감소하고 있어 아시아·태평양 지역 및 유럽연합(EU)을 포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및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을 재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현 부총리는 "그저께 성 김 주한미국대사와 테니스를 하며 한미 FTA가 실질적인 효과를 낼 방안을 논의했다"면서 "FTA 체결시 그때그때 풀어야 할 문제가 생기는 건 모든 나라에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한미 FTA 체결 이후 양국은 공통으로 혜택을 보고 있고 전반적으로 교역이 늘고 있다"며 "이행 과정에서 원산지 증명 문제 등이 생겼지만 양국의 통관 당국이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므로 잘 해결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TPP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는 이미 TPP 참여에 관심을 표명했다. TPP에 처음 참여한 12개국에 개별적으로 여러 가지를 문의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최근 금융시장 동향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설비투자 부진과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신흥국 불안 등 대내외 위험이 있지만 국내 금융시장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 "외환보유액과 경상수지 흑자, 재정전전성 등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은 양호하다"고 말했다.
또 "신흥국의 성장 둔화에도 최근 한국의 대(對) 중국, 아세안(ASEAN) 수출은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규제개혁 정책은 "공공성 유지가 필요한 경우에는 보완 방안을 병행하겠다"고 강조했다.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사고 이후 카드사들이 건재하게 영업을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현 부총리는 "한국이 정보기술(IT) 강국이긴 하지만 개인정보 보호가 IT 발전 속도만큼 잘 갖춰지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에 대해서는 "다만,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나 집단소송제는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며 즉답을 피했다.
정부가 인터넷 공인인증서를 강제할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에는 수긍했다.
그는 "공인인증서 제도가 전자거래 활성화에 기여한 건 사실이지만 외국에서 온라인 구매를 할 때 불편함이 있다"면서 "공인인증서 이외에 다른 인증방법이 있는지, 공인인증서에 따른 보안 문제가 없는지 검토해 조만간 대책을 내놓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