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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민경갑 기자] 현대·기아자동차, 한국GM, 쌍용자동차 등 주요 완성차업체들이 출시하는 차량의 이름에는 무슨 뜻이 담겨 있을까.
이들은 저마다의 독특한 콘셉트와 의미가 담긴 제품명을 내세우고 있다. 일부 차량은 국내시장과 해외시장에서 다른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다.
기업들은 제품명 선정 시 발음 및 청음, 단어의 친숙성 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 '아반떼' 북미시장서 '엘란트라'
현대차는 지난달 국내시장에서 5만211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준중형 '아반떼'가 단연 돋보인다. 6086대의 판매량을 기록, 전체 판매량에서 12%를 웃돌았다.
해당 차량은 국내시장에서 전진, 발전, 앞으로라는 뜻의 스페인어 '아반떼'로 판매되고 있다. 반면 북미 시장에서는 '엘란트라'로 유통된다. 열정(Elan)과 차량(Transportation)의 합성어 '엘란트라'는 열정을 담은 세단을 의미한다.

국내시장에서 '엘란트라'는 '아반떼' 이전 모델명이다. 반면 북미에서는 '아반떼'가 '엘란트라'의 신형 모델로 통용되고 있다. '엘란트라'란 제품명이 북미시장에서 브랜드 프리미엄을 효과적으로 누리고 있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중국시장에서 '위에둥'이란 이름을 갖고 있다. 위에(悅)는 소비자에게 주는 생활과 운전의 즐거움을, 둥(動)은 다이나믹한 디자인과 개성을 의미한다.
현대차의 준중형차 '벨로스터'는 속도를 지칭하는 벨로시티(Velocity)와 '다룰 줄 아는 사람'이란 '스터(ster)'의 합성어다. '제니시스'는 기원, 창시, 시작의 뜻을 담고 있다.
기아차는 최근 '2013 시카고 오토쇼'에서 'K3 5도어'를 공개했다. 이 모델의 북미시장 이름은 '포르테 5도어'다. '포르테'는 '세게, 강하게'를 지칭하는 음악용어를 그대로 차용했다. '준중형 시장의 새로운 강자 탄생'을 함의하고 있다는 게 기아차 관계자의 전언이다.

'K3'는 브라질 시장에서 '뿔'의 그리스어 '세라토'로 출시됐다. 우뚝 선 존재, 성취, 자신감 등을 내포하고 있다.
이 밖에도 기아차는 아침의 신선함과 새로움, 첫 출발의 건강함을 뜻하는 '모닝'으로 새로운 엔트리카의 등장을 알렸다. 엔트리카는 소비자들이 생애 처음으로 구입하는 차량의 지칭한다. 출시 당시 이색적인 모델로 화제를 모은 '쏘울'은 진취적이고 창의적인 정신을 상징한다.
한국GM은 지난 2011년 쉐보레 브랜드 도입과 함께 경차 '마티즈'와 준중형차 '라세티'의 제품명을 변경했다.
한국GM에 따르면 '느낌, 뉘앙스'의 스페인어 '마티즈'는 '불꽃'을 뜻하는 '스파크'로 바뀌었다. 깜찍하고 단단한 기존의 이미지를 강렬한 느낌으로 전환한 것. '라세티'의 제품명은 '초호화 여객선'에서 따온 '크루즈'로 수정돼 환상적인 승차감을 강조했다.

◆ 한국GM '마티즈' 버리고 '스파크' 내세워
쌍용차는 지난 5일 프리미엄 MLV '코란도 투리스모'를 공식 출시했다. '코란도'는 '한국인은 할 수 있다(Korean Can do)의 준말이다. 여기에 관광, 여행의 이탈리아어 '투리스모(Turismo)'를 조합해 레저에 적합한 차량이 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또 쌍용차의 '렉스턴W'는 '왕가, 국왕'을 의미하는 라틴어 렉스(Rex)와 '기풍'의 영어 표기 톤(Tone)을 합성해 '왕가의 품격'을 표현했다. 'W'는 월드클래스의 준말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제품명을 선정할 때는 판매지역의 발음 및 청음의 용이성을 중시한다"며 "단어의 친숙성과 상표등록문제 등도 중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제품명은 네이밍 전문업체에 의뢰하거나 내부 공모를 통해 결정되는 경우도 있다"며 "티읕, 피읖 등 발음하기 편한 된소리를 많이 사용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