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김예령 기자 | 유전자를 변형해 질병을 치료하는 '유전자 치료' 시장이 향후 10년 안에 5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국내 기업들도 이 분야에 적극 진출하며 차세대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29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한국바이오협회는 최근 발간한 '글로벌 유전자 치료 시장의 현황 및 전망' 보고서에서 미국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의 분석을 인용해 이같이 내다봤다.
유전자 치료는 개인의 유전자를 변형해 질병을 치료하는 첨단 의료 기술이다.
글로벌 유전자 치료 시장은 2023년 약 72억 달러(약 10조원) 규모에서 연평균 19.4%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2032년에는 약 366억 달러(약 50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치료 유형별로는 '유전자 침묵' 치료가 2023년 기준 약 34억 달러(약 4조7000억원)로 시장 점유율 47.7%를 차지하며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이어 △'유전자 증강' 치료가 약 21억 달러(약 2조9000억원) △'세포 대체' 치료가 약 15억 달러(약 2조원) 순이었다.
유전자 침묵 치료는 특정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거나 차단해 단백질 생성 자체를 방해함으로써 질병을 치료하는 방식이다.
보고서는 "이 치료법이 승인된 제품 다양성과 신경계 주요 질환에 대한 높은 치료 효과를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2017년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바이오젠의 '스핀라자'가 있다. 이 약물은 5q 척수성 근위축증 치료제에 사용된다.
치료 영역로는 신경학 질환 분야가 약 41억 달러(약 5조6000억원)로 전체 시장의 57.4%를 차지하며 가장 큰 비중을 보였다. 보고서는 만성 질환의 증가와 첨단 치료제 수요 증가가 이 같은 성장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지역별로는 북미 시장이 약 36억 달러(약 5조원) 규모로 가장 크며 이는 바이오의약품 생산 인프라, 활발한 신약 개발, 높은 연구개발(R&D) 투자 등의 영향으로 분석됐다.
국내 기업들도 유전자 치료제 시장을 차세대 먹거리로 보고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유전자 치료를 미래 성장 분야로 꼽았으며 에이비엘바이오는 기존 항체 치료제에 더해 유전자 치료 영역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 중이다.
또한 리보핵산(RNA) 기반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 중인 알지노믹스는 이달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와 1조9000억원 규모의 전략적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유전성 난청 치료를 위한 정밀 RNA 치료제를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