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강나연 기자 |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의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6, 기아의 EV6와 EV3 등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을 뚫고 국내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며 대중화를 이끌고 있다.
이들은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한 대표 모델들이다. E-GMP는 배터리, 모터, 충격흡수 장치 등 전기차의 핵심 부품을 통합한 구조다. 내연기관 차량을 개조한 기존 전기차와 달리, 처음부터 전기차에 최적화된 설계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이들 차량들은 △디자인 △성능 △주행거리 △충전 효율 등에서 경쟁력을 갖춰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아 국내 전기차 시장 회복세의 중심에 섰다.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내 전기차 수요는 빠르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국내 전기차 누적 등록 대수는 71만6310대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말(68만4244대) 대비 약 4.7% 증가한 수치다.
이 같은 시장 분위기 속에 지난 2월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내수 시장 점유율은 70.4%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점유율인 60.1%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먼저 아이오닉5는 지난 2021년 4월 출시된 현대차의 첫 전용 전기차다. 이 차는 과거 포니의 디자인을 재해석한 독창적인 외관으로 주목받았으며, E-GMP을 기반으로 3000㎜에 달하는 긴 휠베이스와 평평한 플로어 구조를 갖췄다.
실내에는 슬라이딩 가능한 유니버셜 아일랜드 콘솔과 뒷좌석 전동 리클라이닝 시트 등 탑승자 편의를 고려한 설계를 적용했다. 400V/800V 멀티 급속 충전 시스템과 차량 외부 전력공급(V2L) 기능을 지원해 충전 및 활용 편의성을 높였다. 배터리 용량은 77.4kWh(킬로와트시), 2WD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는 458㎞다.
아이오닉5는 '2022 세계 올해의 자동차'를 포함한 다수의 국제상을 수상했으며, 국내에서 올해 3월까지 8만3555대가 팔렸다.

아이오닉6는 2022년 7월 출시된 세단형 전기차다. 유선형 실루엣과 낮은 차체로 공기저항계수 0.21을 달성했다.
롱레인지 2WD 기준 주행거리는 614㎞에 달하며 듀얼 컬러 앰비언트 라이트와 12.3인치 듀얼 와이드 스크린 등 고급 사양을 갖췄다. 800V 급속 충전 시스템을 통해 18분 내 80% 충전이 가능하다.
이 차는 '2023 세계 올해의 자동차', 전기차, 디자인 부문 3관왕을 수상했으며 유로 NCAP 대형 패밀리카 최고 등급도 획득했다. 국내 누적 판매 대수는 지난 3월까지 2만6446대를 기록했다.

EV6는 지난 2021년 8월 출시된 E-GMP 기반 전기차로 GT 트림을 포함한 다양한 라인업을 보유했다. '상반된 개념의 조화(Opposites United)'라는 디자인 철학을 반영한 미래지향적 외관과 스포티한 주행감각이 특징이다.
이 차는 77.4kWh 배터리를 탑재했으며 롱레인지 2WD 기준 475㎞를 주행할 수 있다. 800V 초고속 충전 시스템을 통해 18분 만에 10%에서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디지털 사이드미러 등 첨단 기술도 대거 탑재했다.
EV6는 '2023 북미 올해의 차(SUV 부문)', '2022 유럽 올해의 차' 등 다수의 글로벌 상을 수상했으며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등 디자인 부문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 3월까지 국내 누적 판매 대수는 6만4491대다.

EV3는 지난 2024년 출시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이다.
유럽 WLTP 기준 최대 주행거리는 605㎞에 달하며 도심형 전기차 수요에 맞춘 실용성과 공간 활용이 특징이다. 파노라믹 디스플레이, 회생 제동 조절 기능 등 최신 사양이 적용됐으며 커넥티비티 기능도 강화됐다.
EV3는 합리적인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2025 대한민국 올해의 차'와 '2025 세계 여성 올해의 차' 컴팩트 SUV 부문 수상을 기록했다. 지난 3월까지 국내 누적 판매 대수는 1만8569대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점유율 회복은 제품 경쟁력 강화와 충전 인프라 확대가 맞물린 결과"라며 "특히 800V 충전 시스템을 중심으로 한 플랫폼 경쟁력이 글로벌 수준에서도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