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곽민구 기자 |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북미 최대 규모 주방·욕실 전시회에 참가해 인공지능(AI) 가전들을 선보이며 북미 시장을 정조준한다.
양사는 약 50조 원에 달하는 미국 생활가전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5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KBIS 2025(The Kitchen & Bath Industry Show 2025)'에 참가해 한 차원 높은 AI 기능과 맞춤형 연결 경험을 제공하는 '비스포크 가전' 라인업을 공개했다.
KBIS는 전 세계 600개 이상의 업체가 참가하는 북미 최대 규모의 주방·욕실 전시회다.
삼성전자는 '모두를 위한 AI(AI for All)' 비전 아래 차별화된 AI 연결 경험을 제공하는 다양한 비스포크 가전을 선보였다. 럭셔리 빌트인 주방 가전 브랜드 '데이코'(Dacor)의 인덕션 레인지 신제품과 냉장고·냉동고·콤비 오븐·와인 냉장고 등 빌트인 라인업을 전시한다.
관람객은 삼성전자 전시장에서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냉장고 △비스포크 AI 콤보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슬라이드인 레인지 전기레인지 등 다양한 비스포크 가전을 확인했다.
전시된 비스포크 가전들은 △삼성전자의 보안 솔루션 '녹스'(Knox) △기기 연결 경험을 제공하는 '스마트싱스'(SmartThings) △AI 음성비서 '빅스비'(Bixby)를 기반으로 차원이 다른 연결 경험을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스크린 에브리웨어'(Screens Everywhere) 비전을 실현하는 다양한 스크린 가전도 소개했다. △32형 스크린을 탑재한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냉장고 △9형 스크린을 탑재한 비스포크 AI 냉장고 △7형 스크린을 탑재한 30형 월 오븐(Wall Oven) 모델도 전시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차별화된 AI 기능을 제공하는 비스포크 가전과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라인업을 지속 확대해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위상을 굳혀 나갈 것"이라며 "앞으로도 혁신 AI 가전으로 소비자들에게 차원이 다른 AI 가전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LG전자도 미국 최대 디자인·건축 박람회 'DCW(Design & Construction Week) 2025'에 참가해 B2B(기업 간 거래) 생활가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DCW는 'KBIS'와 국제 건축 전시회 'IBS'(International Builders' Show)를 일컫는 통합 전시 명칭이다.
LG전자는 올해 처음으로 'KBIS 2025'와 'IBS 2025'에 동시 출격한다. 역대 최대 규모(1282㎡) 전시 공간에서 B2B 시장을 겨냥한 토털 공간 솔루션을 선보이며 초(超)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SKS'와 고효율 프리미엄 가전 라인업을 전시한다.
이번 전시에 LG전자는 260㎡ 규모의 부스를 설치해 단독주택, 아파트, 원룸 등 다양한 주거 형태에 꼭 맞는 생활가전들을 보여주고, 히트펌프 등 핵심 부품 기술력을 알렸다.
특히 'LG 씽큐'(LG ThinQ) 앱과 연동해 실시간으로 전기 사용량을 확인하고 외부에서도 전원을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 플러그, 집 안 조명을 켜거나 끌 수 있는 스마트 스위치 외에도 온습도 센서, 모션 센서등 등 AI 홈 구현을 위한 다양한 사물인터넷(IoT) 제품들도 선보였다.
B2B 생활가전 시장에서도 'AI 홈 솔루션'을 활용한 사업 기회를 모색했다. 전시 부스 중심에 빌더 전문 영업 조직인 LG 프로 빌더 구성원들이 태블릿 PC를 활용해 제품과 솔루션을 설명하고 상담하는 자리도 마련해 즉석에서 비즈니스로 이어질 수 있도록 준비했다.
KBIS 2025에는 1022m² 규모의 전시 부스에 초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브랜드 SKS와 고효율 프리미엄 가전을 선보였다. 핵심 부품 기술력과 이를 적용한 제품 라인업을 확인할 수 있도록 공간을 구성했다.
LG전자는 다양한 연령대와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각기 다른 분위기로 꾸민 공간에서 SKS의 신규 라인업을 최초 공개했다.
LG전자는 최근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SIGNATURE KITCHEN SUITE)를 SKS로 리브랜딩했다. '요리에 진정성을 담는다(True to Food)'라는 기존 브랜드 철학을 계승하면서 고객에게 직관적인 SKS로 명칭을 변경한 것이다.
이번 행사에서는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조리대 안에 넣을 수 있는 일체형 후드와 히든 인덕션을 적용한 '아일랜드 시스템 콘셉트'의 제품이 전시됐다. 제품의 모습마저 숨겨 주방이라는 공간의 고객 경험을 최우선으로 한 제품이라는 설명이다.
'공감 지능'(Affectionate Intelligence)이 적용된 LG 씽큐 및 씽큐 온과 연계한 AI 홈의 모습도 공개했다. 기존 가전에 새로운 AI 기능을 업그레이드 하는 '씽큐 업'(ThinQ UP), 고장이나 이상징후 등 제품의 상태를 손쉽게 확인하고 관리하는 '씽큐 케어'(ThinQ Care) 등 관람객들이 AI 홈을 체험할 수 있도록 공간을 조성했다.
류재철 LG전자 HS사업본부장 사장은 DCW 2025에서 취재진과 만나 "시장에서 인정받은 품질과 혁신 기술로 미국 시장 내 경쟁 우위를 지켜나갈 것"이라며 북미 시장 사업 확대 전략을 밝혔다.
미국 생활가전 시장은 약 400억 달러(53조 원)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2023년까지 미국 생활가전 시장에서 8년 연속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LG전자도 최대 규모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에 집중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B2B의 경우 진입장벽이 높지만, 한 번 자리를 잡는다면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라며 "미국 생활가전 시장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좋은 먹거리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