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1조3948억원 추가 투입…"의정갈등 등으로 재정 부담↑"

컨슈머타임스=이승구 기자 |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이 의료기관에 지급하는 수가(酬價·의료 서비스가격)가 내년에 평균 1.93% 인상되면서 환자가 내는 진료비와 건강보험료가 오를 전망이다.
건보공단은 31일 대한의사협회 등 7개 의약 단체와 2026년도 요양급여비용(수가) 계약을 위한 협상을 완료하고, 공단 산하 재정운영위원회에서 이를 심의·의결했다.
7개 의약 단체 중 한 곳도 결렬되지 않고 전부 다 계약이 이뤄진 것은 2018년 이후 8년 만이다.
의료 수가는 정부가 건강보험 재정에서 의료기관에 지급하는 의료서비스의 대가다. 개별 행위별로 정해지는 '상대가치점수'에 '환산지수'를 곱한 값이다.
협상 결과, 내년도 수가 평균 인상률은 1.93%로 결정됐다. 이는 올해(1.96%)보다 소폭 낮은 수준이다.
최근 5년간 환산지수 인상률은 2022년 2022년 2.09%, 2023년 1.98%, 2024년 1.98%, 2025년 1.96%였다.
내년도 요양기관 유형별 환산지수 인상률은 △병원 2.0% △의원 1.7% △치과 2.0% △한의 1.9% △약국 3.3% △조산원 6.0% △보건기관 2.7%로 결정됐다.
이 가운데 병원과 의원에는 상대가치 몫으로 0.1%씩을 더 올렸다. 이는 지난해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로, 상대적으로 보상이 덜했던 쪽에 더 보상해준 것으로 보면 된다는 게 건보공단의 설명이다.
이번 수가 인상에 따라 내년에 건강보험 재정은 1조3948억원이 추가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재정 부담이 늘어나는 만큼 건보료도 인상될 수 있다.
건보공단은 가입자한테서 거둔 건보료로 의료공급자에 수가를 지급하기에 수가 협상 결과는 건보료 인상 수위에 영향을 준다.
건보공단은 최근 2년 연속 건보료가 동결된 데다 의정 갈등에 따른 비상진료체계 지원과 필수의료정책 추진 등으로 지난해부터 대규모로 건보 재정이 투입되고 있어 재정 부담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재정운영위원회는 이날 수가 계약 결과를 의결하며 △건보 지속 가능성 제고를 위한 새로운 지불제도 마련 및 수가 결정구조 개선 △건보 국고지원 법정 지원율 준수 △실효성 있는 비급여 관리 방안 마련 △의사 집단행동이 영향을 미친 이번 협상에서 타결을 위해 노력한 치과 및 한의 유형에 대한 수가 정책 지원 추진 등을 촉구하는 부대의견을 결의했다.
2026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 결과는 다음 달 개최되는 건강보험정책 최고 의결기구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보고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