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이승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부과 중인 관세를 현행 25%에서 50%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25% 관세로 타격을 받고 있는 한국 철강업계의 수출 상황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조치로 인해 더욱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미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소재 US스틸 공장에서 진행한 연설에서 이같이 밝히며 "이는 미국 철강 산업을 더욱 안전하게 보호할 것이며, 누구도 우회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모든 철강·알루미늄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한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지난 3월 12일부터 이를 발효한 바 있다.

이에 철강 업체들은 25% 관세를 내고 미국으로 제품을 들여오고 있는데, 돌연 이를 2배로 인상하겠다고 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때는 철강만 언급했지만, 이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을 통해 철강뿐만 아니라 알루미늄에 대해서도 25%포인트 인상된 50% 관세를 부과하고, 6월 4일부터 발효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우리 철강과 알루미늄 산업은 그 어느때보다 활기를 되찾고 있다"며 "이는 우리의 훌륭한 철강 및 알루미늄 노동자들에게 또 하나의 큰 희소식이 될 것이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깜짝 관세 인상' 발표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및 투자와 연계돼 나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그간 국가안보 우려를 이유로 막았던 인수를 사실상 승인하는 결정을 내리면서 이날 US스틸 방문 및 유세 연설을 예고한 바 있다.

다만, 그는 양측의 협약을 '계획된 협력관계'(Planned Partnership)라고만 밝혔으며 이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두 회사 모두 명확하게 밝히지 않아 협약 세부 사항이 여전히 불분명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철강관세 인상에 일본제철의 의견이 반영됐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이 투자 결정을 내린 이 그룹(일본제철)은 매우 기뻐할 것이다. 이로 인해 누구도 여러분의 산업을 훔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라며 "25%에서는 (해외 제품이) 그 장벽을 넘을 수 있지만, 50%에서는 더 이상 넘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 그룹에 40%로 인상과 50%로 인상 중 어떤 것을 원하냐고 물었는데, 그들은 50%를 선택했다"라고 덧붙였다.

이미 25%의 관세로 타격을 받고 있는 한국의 철강업계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조치로 인해 수출과 관련된 타격이 적잖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수입산 철강에 25% 관세를 부과하자 수출량을 제한하는 대신 면세 혜택을 유지했지만, 2기 행정부에 들어서면서 면세 혜택이 사라졌고 관세는 더 높아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미 상무부 산하 국제무역청(ITA)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미 철강 수출액은 29억 달러 수준으로, 작년 전체 철강 수출액 332억9000만 달러의 약 9%에 해당한다.

특히 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 후 시작된 한미 간 관세 협상에도 여파가 미칠 가능성이 적잖다. 한국은 그간 철강 등 품목별 관세 철폐를 목표로 협의를 진행해왔는데, 오히려 관세가 인상되면서 목표에서 더욱 멀어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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