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주가 한 달 새 20% 급락…'유동성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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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주가 한 달 새 20% 급락…'유동성 위기'↑
  • 전은정 기자 eunsjr@cstimes.com
  • 기사출고 2025년 01월 06일 0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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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전라남도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서 특전사 대원들이 수색 작업하고 있다.
지난 2일 전라남도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서 특전사 대원들이 수색 작업하고 있다.

컨슈머타임스=전은정 기자 | 제주항공 주가가 최근 한 달간 20% 이상 급락했다.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 이후 대규모 예약 취소 사태와 불매운동이 일어나면서 유동성 위기 우려가 제기된 상황이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12월 첫 거래일 9300원에서 지난 3일 7400원으로 23.43% 급락했다. 특히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에는 692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 저가를 기록했다. 이는 제주항공이 상장된 지난 2015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다만 3일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3.50% 올랐다. 지난해 12월 29일 무안공항 참사 이후 2거래일간 누적 하락폭이 13.32%에 달하면서 일부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된 영향이다.

제주항공 주가는 당분간 상승하기 어려울 것으로 추청된다. 제주항공이 여객기 사고 이후 항공권 예약 취소가 급증하고, 운항량 축소를 결정하면서 유동성 악화로 이어질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주항공이 고객들에게 판매한 항공권의 선수금(예약 시 미리 결제한 금액)은 약 2606억원이다. 국내 LCC 중 가장 큰 규모로 2위인 티웨이항공의 1843억원보다 약 763억원 가량 많은 금액이다.

항공사는 티켓값을 먼저 받으면 고객에게 항공 서비스를 제공할 의무가 발생하기 때문에 해당 금액은 계약 부채로 인식된다. 고객에게 선수금에 해당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점, 즉 항공권을 사용한 이후에서야 항공사의 수익인 매출로 전환된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항공편을 운행하기 전에 미리 대금을 받고 이를 유동성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기에 현금흐름이 원활해지는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하지만 항공권 예약 취소가 잇따르면서 제주항공의 현금 여력에 비상이 걸렸다. 참사가 일어난 지난해 12월 29일부터 30일까지 하루 만에 6만8000여건의 항공권이 취소된 상황이다.

또한 제주항공은 오는 3월 29일 이전에 출발하는 국내·국제 전 노선에 대한 취소 수수료 면제와 전액 환불 방침을 밝혀 취소 건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항공권 환불이 잇따르면서 제주항공은 현금유출이 가중될 위험에 처해 있다. 매출로 인식되지 않는 선수금이지만 환불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보유 현금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항공권 환불뿐만 아니라 소비자들 사이에서 제주항공과 모기업 애경그룹에 대한 불매운동 움직임이 일면서 추가적인 취소와 환불 요청이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불매운동이 장기화되면 제주항공의 현금유동성은 물론 영업활동 현금흐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제주항공의 최근 1년간 주가추이. [자료=네이버증권]
제주항공의 최근 1년간 주가추이. [자료=네이버증권]

증권업계는 이번 참사로 인해 제주항공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참사로 인해) 단기 이익 전망이 의미 없어졌다"면서 "결과적으로 이번 참사는 확률적으로 매우 희박한 가능성의 문제들이 연이어 겹치면서 발생한 비극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착륙 허가부터 사고까지 10여 분밖에 걸리지 않았을 정도로 상황이 매우 급박했던 만큼 다양한 가능성과 의문점이 제기되며 어느 한 가지 요인만으로 설명하기에는 불충분해 보인다"며 "정책 당국이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하려면 최소 6개월, 현실적으로 1년 가까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그는 "불안정한 국내 정세 및 경기와 맞물려 이번 참사로 인해 항공 여객 수요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항공업종 투자 판단에서 단기 이익 전망이 의미가 없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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