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리스크'에 상장심사 '연기'…연내 상장 사실상 '무산'
![[사진 = 안솔지 기자]](/news/photo/202408/607583_521232_4213.jpg)
컨슈머타임스=안솔지 기자 | "진작에 이렇게 해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경기도 소재 연돈볼카츠 가맹점주 A씨)
더본코리아(대표 백종원)가 매출·수익성 문제로 갈등이 빚어진 연돈볼카츠 가맹점주들의 성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연돈볼카츠 회생을 위해 절치부심해 신제품 '뚜껑열린치킨도시락'(이하 뚜열치)를 내놓고 본격적인 마케팅 활동도 진행 중이다.
뚜열치는 지난 5월 16일 연돈볼카츠가 새롭게 선보인 튀김덮밥 도시락이다. 이를 지난달 말 백종원 대표의 유튜브 채널 내 '내꺼내먹' 콘텐츠에서 공식 소개하고 본사 차원의 홍보에 나섰다.
효과는 즉각 나타났다. 구독자 수가 600만명이 넘는 백 대표의 유튜브 채널에 첫 등장한 후 뚜열치는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독보적인 비주얼에 풍성한 양, 할인 프로모션을 통한 '가성비'를 갖춘 메뉴에 본사 '화력'이 더해지면서 판매량이 급증하는 추세다.
폐점까지 고려했던 연돈볼카츠 점주들 사이에서는 그나마 숨통이 트였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뚜열치는 오리지널과 특제양념 2종으로 구성됐다. 오리지널 뚜열치에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튀겨낸 큼지막한 닭다리살 튀김 3조각이 들어간다. 닭다리살 튀김 중량만 300g에 달한다. 여기에 밥 200g과 단무지, 양배추 샐러드를 함께 담아냈으며, 뚜껑이 닫히지 않는 압도적인 비주얼이 돋보인다. 특제양념은 더본코리아의 노하우로 개발한 특제소스와 어니언 소스를 듬뿍 올려 차별화했다.
더본코리아는 신메뉴 출시를 기념해 매장 식사 또는 포장 주문 시 오리지널·특제양념 2종을 정상가 각각 6500원과 6900원에서 3000원씩 할인해주는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가맹점주 지원을 위해 할인 및 홍보비용은 100% 본사가 부담했다. 실제로 프로모션 기간(7월 30일~8월 3일) 동안 뚜열치 판매량은 출시 초기와 비교해 약 30배가량 상승했다.
프로모션 기간 이후에도 전체 32개 연돈볼카츠 매장 중 대부분 매장에서는 정상가를 유지하고 있다. 일부 매장에서는 각각 7500원, 7900원으로 1000원 가량 가격을 높게 책정해 판매 중이다. 그러나 이를 감안해도 '가성비' 메뉴로 소비자 어필에 성공하면서, 현재에도 출시 첫 주 대비 16배 가량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며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뚜열치만 하루 300개가 팔려나가는 매장이 있는가 하면, '품절' 행진이 이어지는 매장도 있을 정도다.
서울에서 연돈볼카츠를 운영하는 점주 B씨는 "뚜열치 주문량이 크게 늘면서 재료가 부족해 품절되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덕분에 예전보다는 사정이 좀 나아졌다"며 "뚜열치 매출이 늘어나면서 이제서야 빚을 갚아나갈 수 있게 된 정도라고 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점주 A씨는 "많은 점주들이 그동안 손해를 너무 많이 봤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물 들어온 김에 노 젓는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팔고 있다"며 "그동안 폐점하고 싶은 마음을 꾹 참고 버텼는데 뚜열치가 대박이 나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뚜열치 덕을 보고 있지만 그 전에 버티다 못해 그만두신 분들을 생각하면 너무 안타깝다"며 "유튜브 홍보든 프로모션이든 본사에서 진작에 도와줬다면 상황이 이렇게까지는 안 됐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연돈볼카츠 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도 "일찍부터 더본코리아 측에 이런 브랜드 홍보 활동을 해달라고 요청을 했는데 이제서야 '연돈볼카츠'를 거론하고 처음으로 홍보가 이뤄진 것"이라며 "뚜열치 판매량이 나쁘지 않게 나오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더본코리아는 '뚜열치'의 흥행으로 연돈볼카츠 가맹점주 간의 갈등 해결의 실마리를 마련한 모양새다.
![연돈볼카츠 신메뉴 '뚜껑열린치킨'. 뚜껑이 닫히지 않는 푸짐한 비주얼이 돋보인다. [사진 = 안솔지 기자]](/news/photo/202408/607583_521233_437.jpg)
다만, 일각에서는 '갈등 봉합'이 더 일찍 이뤄지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가맹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연내 상장을 목표로 했던 더본코리아의 IPO(기업공개)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앞서 더본코리아는 지난 5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한 바 있다. 통상 45영업일 내인 지난달 말까지 상장예비심사위원회(예심) 결과가 나와야하는 만큼, 더본코리아의 예심은 지난달 말까지 승인 여부가 결정됐어야 했다.
그러나 한국거래소는 더본코리아의 예심을 연기하는 쪽을 택했다. 정확한 사유가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연돈볼카츠 가맹점주들과의 갈등이 원인이 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연돈볼카츠 가맹점주들은 지난 6월 더본코리아를 가맹사업법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 신고했다. 더본코리아가 가맹점 상담 과정에서 월 3000만원 수준의 매출을 보장했으나 실제 매출은 1500만원으로 절반에 그쳤고, 수익률도 20~25%가 아닌 7~8%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더본코리아는 '매출을 보장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의 소명 자료를 공정위에 제출했다. 공정위 조사가 나오기까지는 통상 6개월 정도 소요되며, 더본코리아는 현재 소명 자료 제출 후 조사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한국거래소에서는 공정위 조사 결과를 면밀히 들여다 볼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상장 절차 재개가 사실상 불가능해 목표했던 연내 상장은 무산된 것과 다름없다.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상장 절차를 서두르지 않고 계속 준비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