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과자 없는 게 없네'…베트남 마트 휩쓴 'K-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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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과자 없는 게 없네'…베트남 마트 휩쓴 'K-푸드'
  • 안솔지 기자 digeut@cstimes.com
  • 기사출고 2024년 06월 26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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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하노이 중심가에 자리잡은 '후지마트' [사진 = 안솔지 기자]
베트남 하노이 중심가에 자리잡은 '후지마트' [사진 = 안솔지 기자]

컨슈머타임스=안솔지 기자 | 최근 다양한 'K-푸드' 상품들이 베트남 현지인들의 일상 속 장보기 '필수템'으로 자리잡고 있다.

K-푸드를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현지 마트의 핵심 매대도 한국 제품들이 장악했을 정도다. 

지난 13일 베트남 하노이 시내 중심가에 자리잡은 '후지마트(Fuji Mart)'에 들어서자 베트남 현지에서 K-푸드의 위상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K-푸드 대표 주자인 라면부터 과자, 김치, 양념 등 각종 한국 제품이 마트 곳곳에 포진해 있는 모습은 한국 마트의 모습을 방불케했다.

후지마트는 베트남 현지의 BRG리테일과 일본 스미토모 그룹이 합작해 선보인 슈퍼마켓이다. 우리나라의 이마트에브리데이, 롯데슈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GS더프레시와 비슷하다. 후지마트는 향후 베트남 내 점포를 50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마트 내에서 한국 제품을 찾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고객 눈에 잘 띄는 마트의 핵심 매대 대부분이 한국 제품들로 채워져 있었기 때문이다. 

후지마트 내 하이트진로 단독매대가 설치돼 있다. [사진 = 안솔지 기자]
후지마트 내 하이트진로 단독 매대가 설치돼 있다. [사진 = 안솔지 기자]

후지마트 주류 코너의 3분의 1 이상은 소주가 차지하고 있었다. 그 중 존재감이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하이트진로의 '과일소주' 제품이었다. 하이트진로는 해당 마트 내에 단독 매대도 운영하고 있다. 후지마트 한 점포에서 한 달에 약 300병 가량이 팔릴 정도로 인기도 좋다. 

진로 소주와 혼동하기 쉬운 '유사 소주' 브랜드. [사진 = 안솔지 기자]
진로 소주와 혼동하기 쉬운 '유사 소주' 브랜드. [사진 = 안솔지 기자]

진로 소주가 인기를 끌면서 이른바 '짝퉁 소주'도 등장하고 있다. 진로 소주 근처 매대에는 '태양'이라는 소주 제품이 있었는데, 초록병에 진로소주와 비슷한 패키지, 한글 라벨까지 붙어있어 'K-소주'로 착각하기 쉬웠다. 그러나 라벨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태완당 1999'라는 태국 제조사에서 만든 제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하이트진로는 연내 진로의 브랜드 아이덴티티(BI)를 확고하게 보여주는 라벨 변경 제품을 출시해 유사소주와 혼동을 방지할 방침이다.

[사진 = 안솔지 기자]
[사진 = 안솔지 기자]

라면 코너 매대도 눈에 띄었다. 봉지부터 컵라면까지 형태는 물론 삼양식품 '불닭볶음면', 농심 '신라면', 오뚜기 '진라면' 등 다양한 한국 라면 제품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라면 코너의 소진 속도가 빨라 직원이 계속해서 재고를 가져다 매대를 채워야 할 정도였다. 

라면 매대를 채우던 한 직원은 "베트남 사람들은 라면을 좋아하는 편인데, 한국 라면이 베트남 사람들 입맛에 맞아 인기를 끌고 있다"며 "특히 신라면을 찾는 손님들이 많다"고 말했다.

베트남의 라면 시장 규모는 세계 3위이며, 베트남 1인당 라면 소비량은 연간 87개로 세계 1위다. 덕분에 지난해 대(對) 베트남 라면 수출액은 1789만2000달러로 전년 대비 12.3% 증가했다. 올해 5월까지 누적 수출액도 872만8000달러로 29.7% 늘어나는 등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농심의 베트남 법인 매출액은 2022년 약 89억원에서 2023년 약 113억원으로 27%가량 성장했다. 올해 1분기 매출도 약 33억원을 달성하며 순항하고 있다.

삼양식품의 지난해 베트남 매출은 전년 대비 45%,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7% 증가하며 호조를 보였다.

오리온 대표 제품들이 후지마트 과자 매대를 가득 채우고 있다. [사진 = 안솔지 기자]
오리온 대표 제품들이 후지마트 과자 매대를 가득 채우고 있다. [사진 = 안솔지 기자]

과자 매대에서는 오리온 제품의 존재감이 두드러졌다. 초코파이, 카스타드, 마시타(꼬북칩), 오!스타(포카칩) 등 오리온 대표 제품들이 매대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오리온 베트남 법인 매출은 2021년 3414억, 2022년 4729억, 2023년 4755억 등으로 지속 증가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매출도 1182억원으로 12.3% 성장했다. 

오리온은 연내 하노이 옌퐁 공장을 증축·증설하고, 하노이와 호치민에 신규 공장 건설을 위한 부지를 확보해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초코파이, 오!스타 등 주력 제품 매출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롯데웰푸드 빼빼로도 현지 어린이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었다.

가족과 함께 매장을 찾은 7살 남자 어린이는 매대에서 아몬드 빼빼로를 집어들며 "가장 좋아하는 간식"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달콤한 초콜릿과 아몬드의 식감이 재미있어서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대상 오푸드, CJ제일제당 비비고 등 한국 제품들이 후지마트 양념·소스 코너 매대를 채우고 있다. [사진 = 안솔지 기자]
대상 오푸드, CJ제일제당 비비고 등 한국 제품들이 후지마트 양념·소스 코너 매대를 채우고 있다. [사진 = 안솔지 기자]

이밖에도 마트 양념·소스 코너에서는 대상의 글로벌 브랜드 오푸드(O'Food) 김치양념을 비롯해 고기양념, 떡볶이·양념소스 등 다양한 제품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CJ제일제당 비비고의 김치양념과 떡볶이 소스, 백설 돼지불고기·돼지갈비 양념 등의 제품도 진열돼 있었다.  

이밖에 김 자반, 김 스낵, 반찬용 김 등을 비롯해 설탕, 두유 등 다양한 한국 제품이 마트 곳곳에 당당히 자리잡은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대부분의 제품들은 베트남어 표기와 함께 한글 표기를 병기하고 있었다. 한국 제품은 '고급스럽다'는 인식이 형성돼 있어 제품에 한글을 표기했을 때 베트남인들이 더욱 주목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베트남은 젊은 층 인구가 두텁고, 소득 수준이 올라가면서 소비가 증가하고 있어 성장 잠재력이 큰 매력적인 시장으로 꼽힌다"며 "베트남 현지에서 'K-푸드'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국내 식품사들의 베트남 진출과 사업 확대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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